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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오마이이슈] 지금은 퇴진의 계절
김소희(시민) 2012-03-19

의외로 K본부 파업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개그콘서트>가 계속 방송되기 때문인 것 같다. <무한도전> 결방으로 일찍부터 M본부 파업을 아는 이들은 많은데 말이다. 이와중에도 K본부 사장님은 빠짐없이 9시 뉴스에 얼굴을 내미시고, M본부 사장님은 ‘바그다드의 그 이진숙’을 통해 모진 소리를 하고 계신다. 모진 행동도 유례없다. 노조와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33억9천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데 이어, 집행부 16명 전원에 대한 재산가압류 신청도 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부동산 거래는 물론 계좌이체를 포함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참으로 격이 안 맞는다. 사장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니 해명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회사가 아니라 집에서 먼저 쫓겨나실 것 같던데.

연합뉴스발 기사를 짜깁기해 뉴스 시간을 때워왔던 ‘김비서들’과 ‘MB씨들’은 YTN에 이어 연합뉴스까지 낙하산 사장 연임 반대 등을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자 난감하게 됐다. 이제 뭘로 어떻게 때우나. 연합뉴스는 군사정권 이후 23년 만의 파업이다. 찌라시 오명에 보도채널 진출로 스트레스와 노동 강도가 말도 못하게 세진 구성원들의 생존권 싸움이기도 할 것이다.

M본부는 파업을 안 하는 부장급 PD가 제작한 ‘FTA 특집’마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며 방송을 못하게 했다(FTA 발효일보다 총선일이 더 중요한가봐). 이렇게 정치적으로 민감하신 분들이니 총선 전 제 발로 나가거나 총선 뒤 끌려나가거나 어느 쪽이 나은지 잘 아실 거다. 이미 파업 슬로건도 언론장악 MB 심판으로 모아졌다. 이 정부 들어 유일(1)한 방송정책인 종편은 시청률 0%대를 기록하다 그중 두개는 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곧 나온다고 하고, 유사(4)한 낙하산 사장들은 쓸 패 다 쓰고도 뭉개고 있다. 눈 밝은 시청자들은 ‘고화질 어용방송’ 대신 ‘저화질 파업방송’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뉴스타파>팀에는 자발적 시청료 납부 계좌를 트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공동파업 집회현장에는 각 본부 청춘남녀의 ‘사랑의 작대기’ 놀이를 필두로 노조원들의 끼와 재능이 만개한다(혹시 <해를 품은 달>, 파업 버전으로 제작 안될까요? 기왕이면 19금으로).

끝장 파업이 예고된 끝에, 월급이 끊겼다. 이들을 격하게 지지하고 싶다면 프로레슬러 김남훈씨에게 돈을 보태면 될 것 같다. 언론노조 사무실에 난입해 ‘낙하산’처럼 뿌려 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