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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놀라게 해봐!

심사위원장 난니 모레티 감독 기자회견

영화제의 심사위원 기자회견이란 실은 빤한 문답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올해 칸 경쟁의 심사위원장은 난니 모레티가 아닌가. 확고한 의견과 재치있는 말솜씨의 소유자 난니 모레티가 올해 심사의 향방을 말한다.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작품을 이번 영화제에서 보기 원한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였나. =사실 그런 말은 영화제 이전에 누구나 하는 말이긴 하지. 하여간에 좋은 점은 우리 심사위원 모두가 특별한 편견 없이 매우 열린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란 점이다. 심사위원 모두가 나처럼 놀라움을 주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실은 종종 수백번은 봤던 것 같은 작품들을 보게 되면서도 말이다.

-심사위원장의 역할은 어떻게 수행할 생각인가. =불행인 건 심사를 매우 민주적인 방식으로 하게 될 것 같다는 거다. 일종의 학교 담임선생 같은 것이 나의 역할이다. 우리 심사위원들에게 중요한 건 동일한 정도의 집중력과 존중을 유지하며 모든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행인 건 심사위원장의 권력에는 제한이 있다는 거다.

-당신의 최근작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서는 교황 선출 과정이 등장한다. 많은 영향력 행사와 서로 상충되는 권력관계들이 엿보였다. 칸영화제 심사도 일종의 교황 선출 같은 거라고 생각하나. =수년 전만 해도 없었는데 얼마 전부터 새로 생긴 칸영화제의 제도가 하나 있다. 수상작 발표 이후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이다. 15년 전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때 우리는 ‘수상작 발표 뒤 완전한 비밀 엄수’라는 규정을 지켜야 했다. 그러니까 세상에는 원래 두 가지 금기가 있었던 거다. 칸 수상 발표 뒤 침묵과 교황 선출 이후 침묵. 이제는 교황 선거회의만 남은 거다! 수상작이 결정되고 나면 우린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 심사위원단은 아주 외교적이고 빤한 얘기를 늘어놓게 될 거다. 물론 안 그럴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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