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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캐논이 만들면 다르다?

캐논의 첫 미러리스 카메라 ‘EOS M’

크기 108.6×66.5×32.3mm(W×H×D), 무게 약 262g(본체만)

특징 1. 캐논이 내놓은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 2. DSLR보다 작고, 가볍지만 성능은 그대로. 3. 컨버터만 있으면 그간 가지고 있던 캐논의 모든 렌즈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 4. APS-C 타입의 대형 이미지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의 단점마저 보완했다. 5. 촬영이 더 편해졌다. 3인치 크기의 터치 방식 LCD.

올림푸스 PEN 시리즈를 시작으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거듭 성장해왔다. 그 성장세와 더불어 의문도 생겼다. 왜 디지털카메라의 맹주인 캐논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걸까. 사실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캐논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워낙 캐논의 DSLR이 잘 팔렸으니까. 하지만 그동안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술력이 많이 발전했고, 시장의 흐름이 미러리스 카메라로 넘어가는 걸 지켜보면서 캐논도 팔짱 끼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경쟁사들의 진출을 찬찬히 지켜보던 캐논이 드디어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놨다. 이름은 EOS M이다.

자, 우선 모양만 보면 맘에 썩 들지는 않는다. 원래 캐논 제품이 세련된 외관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M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다소 실망스런 외관은 성능에서 어느 정도 보완된다. EOS M은 캐논이 최근 내놨던 DSLR인 650D 의 성능과 사실상 흡사하다. 무엇보다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들에 아쉬웠던 센서 크기를 대폭 확대했다. 센서의 크기는 말하자면 필름의 크기다. 작은 필름보다 큰 필름의 화질이 더 우수한 것은 당연한 일. EOS M의 이미지 센서 크기는 22.3×14.9mm. 캐논 DSLR의 중급기였던 7D와 같은 크기의 센서를 사용하는 셈이다. 당연하게도 사진의 품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한발 앞서 발매됐던 니콘의 미러리스 카메라 J1은 바로 이 센서 크기를 단점으로 지적받았다).

하지만 EOS M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캐논의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캐논은 DSLR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가장 많은 렌즈군을 가지고 있었다. 캐논에서 다른 브랜드로 카메라를 바꾸기 쉽지 않았던 건 그 렌즈를 포기할 수 없어서였다. EOS M의 렌즈 어댑터를 사용하면, DSLR에서 사용하던 60여종의 캐논 EF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피드 라이트, 접사용 링라이트, 리모트 스위치 등 EOS 시리즈의 액세서리 역시 EOS M에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있는데, 어두운 환경에서 연속 촬영한 4장을 합성해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삼각대 없이 야경촬영모드’나 ‘HDR 역광보정 모드’ 등이 그것이다. 큰 노력 없이 적절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들이다.

발매 며칠이 지난 지금, EOS M에 대한 반응은 양 갈래로 나뉜다. ‘과연 캐논’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내는 사람, 그리고 기대 이하라는 사람. 기대 이하라는 쪽의 반응은 디자인과 AF 속도에 맞춰진다. 경쟁 제품들과 비교하면 AF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거다. 하지만 속도에 대한 체감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직접 만져보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속도가 느리다고 해봤자 소수점 수준의 차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1위인 캐논까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들어서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캐논은 부자 아버지를 둔 자식처럼 ‘기존 캐논 유저들’이라는 든든한 백을 가지고 시작했다. 경쟁 업체들은 이제 어떤 방식으로 캐논과의 차별화를 두려고 할까. 궁금하다. 90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