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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혼자보다 둘이 좋지

<내가 고백을 하면…>

20세기와 21세기의 차이는, 뜬금없지만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극단적으로 ‘청년 시절’의 범위가 달라진 데 있지 않을까. 적어도 20세기 말엔 스무살만 넘으면 어른 대접을 받았고 서른살이 넘으면 ‘늙은이’ 취급을 당했다. 그런데 21세기에 20대는 10대의 연장처럼 보이고 외려 서른은 넘어야 ‘어른’ 인증을 받는다. 영화든 드라마든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삼십대로 바뀌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게 좋고 나쁜 건 아닐 것이다. 그 이유가 좀 궁금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오래 살게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도 뭔가 잘 안 풀리는 건 마찬가지잖아?

<내가 고백을 하면…>의 남녀 주인공들이 집을 바꾸는 설정은 <로맨틱 홀리데이>와 비슷하지만(이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맥락이나 과정은 전혀 다르다. 삼십대의 연애를 다룬 이 영화에 깔리는 정서는 (내가 볼 땐) 불안이다. 대충 서른이 넘었지만 일도, 삶도 제대로 굴러가는 느낌이 없다는 불안. 이때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가 두 사람을 엮어주는데, 곡의 테마가 ‘혼자보다 둘이 좋아’란 걸 기억하자. 이 달콤한 낭만이야말로 삶의 불안을 해소시키는 처방전이기 때문이다. 영화 탓인지 음악 탓인지, 아무튼 강릉에서 겨울바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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