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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3
2002-01-30

DVD메인

Jurassic Park3 2001년, 감독 조 존스턴 자막 한국어, 중국어, 광둥어, 인도네시아어, 타이어, 싱가포르어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지역코드 3, 6 출시사 유니버설

내 기억이 과장이 아니라면, <쥬라기 공원>(1편)을 극장에서만 무려 3번을 보았다. 평소 겁이 없다고 자부했던 내가 렙터가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장면에서 “악!”소리를 낸 것이 발단이 됐다. 비명소리를 낸 것에 스스로 열을 받아 두 번째로 극장을 찾았는데, 너무 긴장을 했는지 똑같은 장면에서 또 “읍!”소리를 내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순간적으로 경악할 만큼 영화의 장면편집이 효과적이었던 데다 음향효과 또한 그 이전의 영화들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이라 익숙지 않았던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다면 세 번째 관람은? 다행히 영화를 보는 내내 느긋한 마음으로, 놀라서 온몸을 순간적으로 움츠리는 앞자리 관객의 모습을 즐기며 쌓인 분을 풀 수 있었다. 그렇게 강렬하게 각인된 기억 때문인지 점점 부실해져가는 스토리 라인과 퇴보하는 듯한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2> <쥬라기 공원3>가 새로이 나올 때마다 중독된 것마냥 꼬박꼬박 보고 있다. 그러니 DVD로도 예외가 없는 것이 사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쥬라기 공원3>의 DVD에는 내심 반드시 DVD로 다시 봐야겠다는 장면이 하나 있어서 더욱 출시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공룡 뱃속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흘러나오는 장면이다. 다행히 DD 5.1로 재생된 그 벨소리는, 두근두근하는 기대감에 부합하여 마치 진짜 휴대폰의 벨소리처럼 생생하게 스피커를 뚫고 흘러나왔고 극장과는 또다른 입체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또 1, 2편의 DVD가 그랬던 것처럼 84분 분량의 풍부한 서플먼트도 내용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특히 ILM의 CG작업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코너와 실제 촬영에서 제작된 공룡 모형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가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막후’(이 코너 이름은 번역이 좀 황당한 경우다. 영문 표기 behind the scenes를 보면 이해가가지만…) 코너가 인상적이다. 덧붙여 ‘예고편’ 코너에 수록되어 있는 영화 예고편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쥬라기 공원> 1, 2, 3편은 예고편들의 점진적인 변화를 비교해볼 수 있어 매력적이며, 조만간 DVD로 모습을 드러낼 스필버그 사단의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예고편도 상당히 반갑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기대치에 충분히 부응하는 <쥬라기 공원3> DVD의 문제라면, 엉뚱하게도 서플먼트 전체를 지원한다는 한글 서비스에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한두개의 오자나 번역상의 실수는 어떤 DVD 타이틀이라도 가질 수 있지만, ‘주’라기 공원이나 스탠‘드’ 윈스턴 등의 틀린 고유명사는 눈에 상당히 거슬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메뉴화면에 등장하는 어색한 한글표기와 오자는 ‘번역한 사람이 한국사람이 아닌가…?’ 하는 가벼운 의구심이 들게 할 만큼 뜬금없이 분위기를 깨고 있어 상당히 아쉽다. (다행히도 출시사쪽에서 <쥬라기 공원3>의 리콜 작업에 들어갔으며, 자막의 문제점들을 보완해서 재출시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 편집자)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 ▶ <쥬라기 공원3>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