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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도가니] 소통해야 산다

2013년 독립영화계가 풀어야 할 숙제들- 자립과 자생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 Jam Docu 강정 > 촬영현장.

지난해 독립영화는 영화진흥정책 및 독립영화 진흥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 이 의견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 형태로 발표되었다. 제안한 정책은 영화진흥정책 핵심 과제를 제외하고 독립영화 진흥 과제만 13개 분야 53개 과제였다. 이 많은 과제들이 일거에 집행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새해에는 제안한 정책들에 대한 토론을 통해 정책의 우선순위와 추진 방식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정부의 영화진흥정책과 무관하게 독립영화 내의 과제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지난 정부 동안 독립영화 진영에는 ‘자립(自立) 혹은 자생(自生)’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자생을 위한 토론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자생의 방식 또한 폭넓게 검토되거나 제안되지 못했다. 새해에는 독립영화의 자생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좀더 토론되었으면 좋겠다. 주로 비영리 단체 혹은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 운영되고 있는 현행 조직 및 사업 기반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독립영화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자생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한 학습과, 가능하다면 실행도 해보는 한해가 되면 좋겠다. 지난 몇년간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의가 풍부하게 진행되어왔고, 문화예술인과 지역 문화의 자생 기반 마련을 위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올해는 자생을 고민할 적절한 때다.

독립영화 진흥정책이든 자생 기반이든 이런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립영화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정책 생산자들만의 고민만이 아니라 더 많은 독립영화인들의 고민과 입장들을 모아내야 하고, 만들어진 계획에 대한 폭넓은 공감도 얻어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공적인 토론의 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토론은 지겹거나 불필요한 일이 아니다. 토론이 없다면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만 끝날 것이다.

독립영화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독립영화의 가치와 독립영화인들의 입장을 대중에게 알리고 교감을 얻어내는 일은 정책 입안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생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자생 기반은 독립영화의 가치와 독립영화인들의 입장에 공감하는 대중이 더 많이 늘어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2009년 <워낭소리>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대중의 독립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독립영화는 여전히 미지의 영화다. 개별영화들이나 영화제 등을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함께 필요한 것은 독립영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독립영화’라는 브랜드에 어떤 긍정적 가치를 담을 것인지 결정하고, 그 가치를 대중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며 어떻게 교감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일부 독립영화인들만의 고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개인이든, 단체든, 영화제든, 배급사든, 영화관이든 독립영화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며 대중의 교감을 얻어내도록 하는, 그런 메시지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국내외 비영리조직들은 보다 개방적/수평적인 구조로 조직을 혁신하고, 내/외부 참여자간의 신속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독립영화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시 참고할 만하다. 관련해 다음세대재단은 2008년부터 ‘비영리조직의 디지털 미디어 이해 및 활용도 조사’와 ‘비영리조직 실무자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및 활용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보고서 전문은 다음세대재단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