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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어릴 적 우상 톰 크루즈와 연기했다니…
이주현 2013-01-22

<잭 리처> 로자문드 파이크

영국 출신의 배우 로자문드 파이크가 1월10일 <잭 리처>로 내한했다. 로자문드 파이크는 <잭 리처>에서 5인의 무고한 시민을 저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를 변호하는 헬렌 역을 맡았다.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잭 리처(톰 크루즈)의 조력자로도 활약하는데, 잭 리처의 독무(獨舞)라 해도 무방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주인공과 상생하는 연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타이탄의 분노> <쟈니 잉글리쉬2: 네버다이> <세번째 사랑> <언 애듀케이션> <써로게이트> 등 장르를 오가며, 대서양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로자문드 파이크를 만났다.

-공포영화, 액션영화, 블록버스터영화, 저예산영화 등 필모그래피가 다채롭다. 작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직업 연기자이기 때문에 나를 불러주면 감사히 작업하는 편이다. (웃음) 다양한 장르에 출연한 건 맞다. 나 자신도 의아했던 게 내가 액션영화를 많이 찍었다는 거다. 전에는 내가 액션영화를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지금은 액션영화가 좋다. 트레이닝 과정도 재밌다. 심지어 최근엔 코미디까지 하고 있다.

-<세번째 사랑>에서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당신을 사랑하게 됐다. =나 역시 <세번째 사랑>을 무척 좋아한다. <세번째 사랑>의 미리엄은 정말 근사한 캐릭터였다.

-<잭 리처>에서 톰 크루즈와의 작업은 어땠나. =어릴 때 톰 크루즈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아직도 종종 내가 그와 함께 영화를 찍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톰 크루즈가 멘토로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독일의 거장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와 배우 대 배우로 만난 소감은. =베르너 헤어초크가 연기한 캐릭터는 악 그 자체다.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은 비인간적 캐릭터였다. 배역에 몰두해 있는 그를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또 그의 이야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풍부하고 깊다.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도 처음엔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과 같이 작업하면 영화가 다큐멘터리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영화가 더 실감나게 완성된 것 같다.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어떤 주문을 하던가. =헬렌이 거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잭 리처는 대중과는 다른 관점과 속도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헬렌은 한발 뒤에서 잭 리처를 따라간다. 그렇기에 관객의 감정은 헬렌에게 투영될 수밖에 없었다. 또 변호사 역할인데, 나무랄 데 없이 세련되고 똑똑한 것보다는 나약한 모습도 슬쩍 보이는 그런 캐릭터로 만들자고 얘기했다.

-원작 소설도 참고했나. =물론이다. 소설엔 세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뉴스 앵커, 변호사, 변호를 맡고 있는 용의자의 여동생. 그런데 영화엔 변호사 헬렌만 등장한다. 세명의 여성 캐릭터를 합쳐놓은 게 바로 영화 속 헬렌이다. 여러 캐릭터가 담겨 있기 때문에 헬렌 캐릭터가 풍부할 수 있었다.

-<잭 리처>가 시리즈로 제작될까. =톰 크루즈는 계속 시리즈를 할 것 같은데, 헬렌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영화에서 톰 크루즈와의 키스 신이 한번은 나올 줄 알았다. =나도 그럴 줄 알았다. 각본에도 넣었다가 뺐다. 키스 신을 넣으면 영화가 너무 뻔하게 흘러갈 것 같아서 결국 빠졌다. 헬렌이 잭 리처와의 좋은 추억만 안고 헤어지는 걸로 끝나는 게 이 영화의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원작에도 나오지만 잭 리처는 여자를 굉장히 좋아한다. 시리즈가 거듭되면 또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할 텐데, 헬렌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잭 리처가 놓치게 되는 인물로 그려졌다.

-배우로서 영감받고 자극받는 게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이다. 여행 다니면서도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저장했다가 연기할 때 꺼내쓰곤 한다. 하지만 결국엔 좋은 이야기, 좋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캐릭터가 나온다. <잭 리처> 또한 그런 영화다. 개인적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하지만 예술적인 열정도 놓치고 싶지 않다. 창조적인 사람들과 일하는 걸 좋아한다. <잭 리처>의 촬영감독, 카메라감독, 미술감독 등을 포함해서 각 분야에서 개척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게 즐겁다. 그들이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거니까. <타이탄의 분노> 같은 액션 블록버스터영화에 대해 비평가들은 좋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들의 상상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버스터영화도 재밌게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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