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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소노 시온과 함께라도 나쁠 건 없어

<지옥이 뭐가 나빠> 배우 하세가와 히로키

역할의 파격보다 표현의 파격이 놀랍다. 하세가와 히로키는 <가정부 미타> <구름계단> 등의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며 차분하게 인지도를 쌓아왔다. 지금까지 맡았던 그의 캐릭터들도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소노 시온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건 다른 의미로 놀라운 일이다.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에서 하세가와 히로키는 ‘기적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일념에 불타는 영화광 히라타를 연기한다.

소노 시온이 “히라타는 나의 분신이지만, 나라고 항상 저렇게 미쳐있지는 않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 히라타는 ‘급이 다른 또라이’다. 기적의 영화를 찍기 위해서라면 살육파티도 마다않는다. 소노 시온이 캐스팅을 망설였을 정도로 평범한 인상에, 과묵한 성격이지만 “어릴 때 영화감독을 꿈꾸었던” 자신이라면 “히라타에 적역일 수밖에 없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단다. 그러나 연출의 꿈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감독이라면 무릇 강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나. 나는 안 된다.(웃음)” 배우가 된 계기도 엉뚱하다. “어떤 역할을 맡은 배우가 사라지는 바람에 그의 자리를 채워야 했고, 연기가 재미있다는 걸 알았다. 연극을 시작했으니 금방 배우가 되겠거니 했는데 배우가 되는 길은 하염없이 길고 좁았다.” 얼마 전엔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뮤지컬 <마이코와 레이디> 촬영을 마쳤다. “마이코(수습과정에 있는 예비 게이샤)가 되길 꿈꾸는 여인이 교토 말투를 배우려 하는 내용인데 나는 그녀에게 말을 가르쳐주는 언어학자 역할이다. <마이 페어 레이디>의 설정을 일본식으로 가져왔다. 제목도 <마이코와 레이디>가 아니겠나. 노래는 잘하냐고? 전혀.(웃음)”

소노 시온이 그에게 제대로 만족한 것 같으니 둘의 만남을 다시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지옥이 뭐가 나빠>보다 더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세가와 히로키와 같이 간다면 무엇이 그리 나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