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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북유럽 스타일을 만나다

스웨덴영화제, 11월21일부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스톡홀름 이스트>

11월21일부터 27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ECC 내의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스웨덴영화제가 개최된다. 이화여대와 주한스웨덴대사관, 스웨덴대외홍보처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노베이티브 스웨덴’ 행사의 일부분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총 7편의 작품이 초대된다. 소개되는 작품들은 전부 2010년 이후에 완성된 최신작들이며, 상영은 모두 무료다. 흔히 ‘스웨덴영화’ 하면 잉마르 베리만으로 대표되는 정서적 고전의 느낌이 강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스웨덴영화의 최신 경향을 살필 수 있다. 같은 기간 동일한 프로그램의 행사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도 진행된다.

개막작은 시몬 카이저의 <스톡홀름 이스트>(2011)다. 스톡홀름의 동쪽 교외에서 펼쳐지는 이 비극적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정을 가진 두 남녀다. 어느 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던 요한은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에 연루된다. 사고의 주인공은 아홉살 소녀 토베로, 같은 지역에 사는 안나의 딸이다. 그렇지만 이 불행한 사고 이후에 안나와 요한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열정과 거짓이 난무하는 이 사랑은 그들 각자를 위태롭게 만든다. 한편, 또 다른 교통사고가 영화 <아이 미스 유>(2011)에서 발생한다. 스웨덴 북부의 항구도시 피테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는 모습은 같지만 성격이 다른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 어머니의 생일날 학교에 가던 길에 실라가 차에 치여 숨지자, 살아남은 여동생 티나의 삶은 불완전해진다. 두 작품 모두 푸르고 낮은 채도의 화면이 인상적이며, 프레임의 온도와는 상반된 인물들의 뜨거운 감정이 작품 안에 담겼다.

모드 니칸더와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롬이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 <올로프 팔메>(2012)는 두 차례나 총리를 역임했던 스웨덴의 정치가 팔메를 그린 작품이다. 1986년 2월, 가족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시내를 걷던 팔메는 정체 모를 괴한이 쏜 총에 피살된다. 영화는 사고 뒤 25년이 지난 2011년 시점에서, 역사를 바꾼 한 인간의 전기를 담는다. 그사이 스웨덴은 그토록 그리던 ‘혁신과 정체성을 가진 나라’로 성장했다. 반면 토바 마그너슨-놀링의 영화 <포 모어 이어즈>(2010)는 정치를 소재로 한 코미디 형식의 드라마다. 차세대 국무총리를 노리는 자유당의 지도자와 사회당의 젊은 동성애자인 의원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반짝이는 정치 풍자를 통해 영화는 현재의 스웨덴 정치 내에 불고 있는 우파의 변화양상을 짚어낸다.

여장을 한 사내가 무수한 기자들에게 쫓기며 시작되는 영화 <파일럿>(2012) 또한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다. 주인공 발레 안데르손은 과거 항공기 조종사였지만, 이혼과 동시에 해직된다. 새 직장을 찾기 위해 여장을 택한 그는 다시금 항공사에 취직하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다. 경쾌하게 진행되는 사건 너머에 보이는, 고풍스럽고도 현대적인 스웨덴의 풍광이 매혹적이다.

<해피 엔드>

비욘 룬게의 <해피 엔드>(2011)는 ‘해방 삼부작’ 중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운전교습 강사인 요나를 중심으로, 영화는 거짓과 위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진실을 회피하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어둑하고 진중한 드라마는 일종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할 수 있다. 한편 영화 <소중한 유산>(2011)은 그야말로 동화적 스토리를 지닌다. 주인공 프라간시아는 회사의 사장인 리차드 페르손을 살해하려 시도하다 체포된다. 그런데 경찰에 잡힌 그녀가 들려주는 진술의 내용이 실로 놀랍다. 가난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위대한 사랑을 만났던 사춘기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비밀스러웠던 삼각관계의 진실을 좇는다. <차스키 차스키>(1999)와 <패트릭 1.5>(2008) 등의 완성도 높은 성장영화들을 선보였던 엘라 렘하겐 감독의 최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