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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하늘에서 중금속이 내린다면
김소희(시민) 2013-11-22

앞산 뒷산이 안 보일 정도로 시야가 흐리고 대기 중에 퀴퀴한 냄새가 난 게 올해만도 몇 차례인지 모른다. 13억 중국 인민들이 난방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주요 뉴스로 다뤄질 정도인데 아무리 뭉개는 것이 ‘컨셉’인 정부라지만 이렇게 손 놓고 있을 줄은 몰랐다. 환경부는 2년 동안 초미세먼지를 측정해오고도 감추고 있다가 지난봄에야 여론에 떠밀려 그 수치를 밝혔다. 그나마도 사후 측정밖에 안 되며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 뒤로 진전된 것이 없다. 개인이 위성을 쏘아올리는 나라에서 대체 똘똘한 실시간 환경위성 하나 제대로 배치/관리 못하고 뭐하고 있나 모르겠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 40~200분의 1 이하 크기로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는 물론 혈관에도 침투할 수 있다고 한다. 일시적 고농도일 때에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직접적이다. 하지만 구속력 있는 오염물질 감축 노력은 언감생심, 현재로는 실태 파악도 요원하다. 한/중/일 세 나라의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는 18년째이지만 중국의 무성의한 자료 제출로 그야말로 ‘연구’만 거듭할 뿐 대책은 없다. ‘인터넷 오염’에는 정보기관과 군의 정예요원들이 그렇게나 득달같이 달려들어놓고, 정작 국민의 삶에 치명적인 ‘대기오염’에는 팔짱 끼고 보고만 있다.

일본은 따로 미세먼지의 ‘원산지’를 조사해서 환경개선 요구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우리는 특별한 대응이나 요구를 했다는 소리 못 들어봤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환경부의 공식 답변은 “모른다”이다. 전문가들은 30~50% 범위라고 하지만 이조차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동쪽에서는 방사능, 서쪽에서는 초미세먼지, 나랏일 하는 분들은 염불보다는 젯밥…. 우리는 외세의 침략에서 아직도 벗어난 게 아니었어. 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