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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적은 정원이라 가능한 유럽식 도제교육
윤혜지 사진 오계옥 2013-12-06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비좁은 서울을 벗어나 죽전에 자리한 단국대학교 캠퍼스로 들어서니 답답했던 시야가 탁 트인다. 교통의 메카인 왕십리역에서부터 분당선이 이어지면서 죽전캠퍼스를 오가는 길은 더욱 편리해졌다. 한남동에서 죽전으로 캠퍼스를 옮긴 이후부터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는 연극전공, 영화전공, 뮤지컬전공의 세 가지로 세분화됐다. 전공은 세분화됐지만 정원 폭엔 큰 차이가 없다. 이현정 교수는 “대부분의 예술교육은 유럽식 도제방식이 적절한 것 같다. 실기는 몸을 바꾸는 수업이다. 교수가 한 학생을 충분히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정원이 적기 때문에 그 편에서 유리하다”라고 강조한다.

연극전공은 이론 위주의 커리큘럼 못지않게 신체훈련, 호흡과 발성, 화술, 가창과 연기, 무용 등 실기과정이 탄탄하다. 또한 공연기획, 공연디자인, 분장실습 등 연출에도 힘을 싣는다. 연극전공은 이론과 연출 파트, 연기 파트로 전공이 더 심화된다. 이론과 연출 파트는 희곡이론과 공연제작 전반에 관한 훈련을 받는 과정이고 연기 파트는 연기의 이론과 실습 기초를 학습한 뒤 발성 및 화술을 익혀 무대에 오르기까지를 훈련하는 과정이다. 영화과정의 학생들은 기본적인 영화이론을 숙지한 뒤 발상과 전개, 편집, 영상디자인, 독립프로젝트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도 병행한다. 영화전공은 이론 파트와 실기 파트로 나뉜다. 이론 파트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이론과 영상문화이론을 공부한다. 실기 파트는 발상과 전개 과목으로 시작해 영화제작실습, 영화연출, 영화사운드, 영화편집, 영화촬영, 시나리오작법, 영화기획실습, 영화디자인 등을 차례로 거치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이론과 실무를 완벽히 익힌다. 뮤지컬전공의 커리큘럼도 꼼꼼하다. 뮤지컬전공은 뮤지컬연기에서 필요로 하는 호흡과 발성, 신체훈련을 거쳐 고급연기, 발레, 전통춤, 현대무용 등의 가창과 무용기술을 익히고 다양한 공연실습을 통해 실력을 갈고닦는다.

창작 분야를 한층 강화한 연극전공 커리큘럼

1년 사이에 공연영화학부엔 대규모 연습실 두개가 더 늘어났고 낡은 극장 바닥도 고급 소재로 바뀌었다. 부쩍 창작 커리큘럼을 강화하면서 늘어난 작품 수를 맞추기 위함이기도 하고, 건물을 같이 쓰던 무용과가 타 건물로 이전하면서 한 층을 다 쓰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죽전으로 이사하면서 부지가 넓어져 공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 부지는 현재 건물이 자리한 부지보다 훨씬 넓은데 차차 학교 차원에서 빈 부지에 공연영화학부의 시설물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학생들의 열정 덕인지 학교의 배려 덕인지 체육관으로 들어가니 공기가 제법 훈훈하다. 무용실에선 배우의 몸과 움직임 수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은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간편한 옷차림에 맨발로 몸을 풀고 있다. 어색해하는 학생들을 향해 김혜숙 교수가 우아한 몸짓으로 동작을 선보인다. “차분하게 해야지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 부정확한 동작은 안 돼.” 나긋한 목소리엔 위엄이 서려 있다. 이윽고 교수의 힘찬 구호를 들으며 학생들은 음악에 맞춰 신체를 움직인다. 사방이 거울인 넓은 연습실에 학생들의 열기가 가득 차오른다. 대연습실엔 과제로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연습 중인 3학년 학생들이 있다.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코밑에 가짜 콧수염을 붙이고 열연 중이다. 취재 중인 카메라를 보고는 짐짓 너스레를 떤다. “우린 시험보러 온 거야! 잘해내보겠습니다!” 극장 ‘젊음’에선 2학년 학생들의 연출2 수업과 창작연극워크숍이 진행 중이다. 기말공연으로 준비 중인 <Step by Step>의 일부로, 윤고은 작가의 <1인용 식탁>을 공연 형식으로 각색한 동명의 학생 연극이 셋업 중이다. 수업이 없는 시간엔 학생들이 마음껏 체육관의 모든 연습실과 스튜디오를 사용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워크를 강조하는 연극전공의 커리큘럼은 창작 면에서 한층 강화됐다. 특히 연출이론스탭 전공생들은 본격적으로 극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연계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려면 극작에도 능숙해야 한다”라는 이대현 교수의 설명이다. 또 각종 지원사업들이 대부분 창작극을 지원하고 있고, 외부에서 투자받기도 창작극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것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 땐 창작극이란 게 없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의 문화가 많이 변했다. 이젠 해외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올해 21회 젊은연극제 프린지페스티벌에선 김민지가 <오늘 할 일>로 작품상을 수상해 300만원 상당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반면 고전수업도 강조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석사과정까지만 있던 대학원도 박사과정 개설을 준비 중이다. 정확한 개설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급적 빠른 기간 내 개설할 계획이란다. 영화전공 출신 중엔 상업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졸업생도 많다. <>의 조범구 감독, <평행이론> <사이코메트리>의 권호영 감독, <미나문방구>의 정익환 감독이 그렇고, <플랜맨>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성시흡 감독도 있다. <동창생>의 배우 최승현도 단국대학교 영화전공을 졸업했다.

LA에 설립한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

지난해 개원한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영화를 교육하는 학과로서 단국대학교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했다. 서관 건물을 사용하며 영화를 제작하고 연구하는 데 필요한 기자재와 스튜디오가 완비돼 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대학원장으로 취임했고, 현역에서 활동 중인 쟁쟁한 감독과 제작자들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곽경택, 이명세, 윤제균, 박기용, 김태용 감독과 제작자 이춘연, 심재명, 김미희, 오정완, 이유진, 김선아, 스토리컨설턴트 다라 막스와 크리스토퍼 헌틀리가 그들이다. 분야별 전문성을 강조하며 크게 디렉팅, 프로듀싱, 스크린라이팅의 세 분야로 커리큘럼이 편성됐다. 지난 7월엔 LA에 단국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국내 영상콘텐츠 보유기술 현황과 미국 현지 시장의 기술을 조사하고, 현지 영화사, 대학 등과 공동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연계한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할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는 영상기술 세미나 등도 열 예정이다. 특히 올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1기생들이 제작한 장편영화 <10분>이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KNN관객상과 피프레시상(국제영화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연출자인 이용승, 시나리오를 쓴 김다현, 프로듀싱을 맡은 김기철이 모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1기생들이다. 마찬가지로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1기생인 김자령 작가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미국영화협회(MPA)가 공동주최한 BIFF-MPA Film Workshop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에서 1등을 해 할리우드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입시전형

영화전공과 연극전공의 연출/스탭 파트는 수능 70%, 내신 30%를 반영해 각각 5명씩 선발하고, 연극전공의 연기 파트와 뮤지컬전공은 수능 20%, 내신 30%, 실기 50%를 반영해 각각 6명과 8명을 선발한다. 실기고사는 연극전공의 연기 파트, 뮤지컬전공에만 해당된다.

“활력과 자신감을 유심히 본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이대현 교수

-단국대학교는 선후배 문화가 끈끈하다는 얘기가 있다. =졸업생 수가 많아지면서 긍정적인 선후배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연출이든 연기든 선배가 작품을 한다고 하면 후배들이 알아서 우르르 몰려가 티켓을 사서 공연을 본다.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졸업한 동문이 작품하기 위해 연습실이나 분장, 소품을 필요로 하면 얼마든지 빌려쓸 수 있도록 학부 차원에서 지원도 해준다. 연출, 배우, 스탭, 장비 등 공연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모두 갖춰져 있으니 하나의 프로젝트를 가지고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길도 탄탄하다. 그래서인지 동문끼리 하는 공연도 늘었다.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지침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지옥의 젓가락’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국과 지옥엔 모두 똑같이 긴 젓가락이 있다. 지옥에선 서로 자기들이 먹으려고 애쓰다 아무도 음식을 못 먹는다. 천국에선 서로 먹여주니까 배불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먼저 귀기울여 듣고, 배려하는 배우가 되라고 항상 말한다. 연출을 지망하든 연기를 지망하든 상관없이 언제나 화목을 강조한다. 혼자 잘났다고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 별명이 ‘단군대’라고 하더라. (웃음) 단체생활을 하다보면 인성이 다듬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면 깍쟁이들이 없어진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고 학부모들도 좋아한다. (웃음) 그래서인지 필드에 진출하는 학생 비율이 높다. 선배들이 항상 데리고 갈 만한 후배 없냐고 물어오기도 하고.

-공연영화학부에서 원하는 학생상은. =단국대학교가 성적을 많이 본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총기 있는 학생들이 많이 오다보니 그런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오히려 활력이 넘치고 자신감이 있는지를 유심히 본다. 쭈뼛대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이면 마이너스다. 무대 위에서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학생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