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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인문학적 영상문법을 익힌다
정예찬 사진 오계옥 2013-12-10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연극영화학과

수원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는 1979년에 설립됐으며 서울캠퍼스와 함께 수많은 대학 중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정평이 나 있다. 경희대학교만의 뚜렷한 건축양식과 분위기를 유지하며 학교의 전통과 역동성을 동시에 품고 있는 국제캠퍼스는 근래 들어 분당선의 추가 개통과 신분당선의 연결로 인해 서울 도심지역과 수도권 서남지역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수월해졌다. 이와 더불어 캠퍼스 안을 셔틀버스와 노선버스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대학보다 훨씬 더 수월한 등하교와 캠퍼스 생활이 가능해 보였다.

경희대학교의 교명은 경희궁(慶熙宮)에서 따왔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폐허를 딛고 문예를 부흥시킨 조선 후기 영/정조 시대처럼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이 땅에 다시 문화적인 르네상스가 오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경희대학교는 2011학년도 봄 학기부터 대학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되찾고 학부 교양교육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출범하여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했다. 대학 안팎의 시대적 압박으로 인해 심각한 왜곡과 변질을 강요받고 있는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역할과 목적을 재확인하고 교양교육의 품격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경희대학교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모든 학생들에게 배양하여 창조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수를 위한 최고의 커리큘럼”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1999년 예술디자인대학 내 예술학부와 함께 신설된 학과로 대한민국의 연극계와 영화계를 이끌어갈 예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연극과 영화에 관련된 제작실습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적인 소양과 풍부한 감성, 창조적 표현력을 지닌 예술가로서의 자질과 노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아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한 통합형 인재 양성을 지향하는 학과다. 지금은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다. 개개인에게 그 답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인생을 픽션화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영화학과는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활용한 교양교육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근간으로 하는 커리큘럼을 세워 인문학적인 영상문법을 익히도록 안배하고 있다. 하지만 고전적인 영화세계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세부전공을 다양화해 IT기술과 연계하거나 방송영상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분야까지 신경 쓰고 있다. 또한 2012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연극영화학과 석/박사 과정이 신설됨으로써 학부 교육의 바탕 위에 전문 연구자를 위한 심화학습의 기반을 다지게 된 것도 고무적이다.

연극영화학과의 커리큘럼은 최신 경향인 뮤지컬과 HD극영화를 포함해 전통적인 형식의 연극과 실험극, 다큐멘터리, 영화사를 포함한다. 먼저 연극트랙은 뮤지컬, 정극, 영상연기, 교육연극, 퍼포먼스 수업 등을 진행하며 단계별 수업을 통해 강도 높고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영화트랙에서는 프로듀서, 시나리오, 연출, 촬영, 조명, 편집, 음향 등 영화의 전 분야에 걸쳐 강의가 진행되며 다른 영상매체에도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TV-CM, 뮤직비디오 제작 실습, 영상마케팅과 같은 다양한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도 개설되어 있다. 이같은 커리큘럼은 연극인 및 영화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한 이론 및 실기교육을 위해 몇 차례의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다. 김정호 학과장은 “소수 정예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최고의 커리큘럼”이라는 말로 자부심을 내비쳤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의 학생선발은 연극트랙과 영화트랙으로 나눠 별도로 모집하지만 학생이 원한다면 몇몇 수업의 경우 교차수강도 가능하다. 이는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영화관련 수업을 수강함으로써 상호이해와 교류의 장을 넓혀 연기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영화전공 학생 역시 배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써 더욱 수준 높은 작품 창작에 밑거름이 되게 하기 위해서다.

연기연습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침 연기 수업의 일환인 ‘크리에이티브 시어터 워크숍’이 진행 중이었다. 이번 수업의 키워드는 ‘조각’이다. 학생들에게는 다른 학우를 선택한 뒤 그를 재료 삼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그 반대에 있는 성향은 어떤 모습인지를 남의 몸을 빌려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서동희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며 그 한계점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진지한 날에는 나 스스로를 알게 된다는 기쁨 혹은 나 자신을 대면해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눈물바다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우수한 교수진과 공유, 성유리 등 동문

학생들의 높은 열정 못지않게 전문적인 교수진들도 학생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모노드라마 <자기만의 방>으로 유명한 연기 전공의 이영란 교수는 <늑대소년>(2012)을 비롯하여 방송드라마와 연극계에서 활동 중이다. 여기에 다큐멘터리 연출가이며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영화연출제작을 전공한 김재성 교수를 비롯하여 <오페라의 유령> <마술피리> <미스 사이공> 등 유수의 뮤지컬을 연출한 김학민 교수, 영화평론가이자 영상자료원 원장을 역임한 이효인 교수, 한국영화아카데미와 캘리포니아예술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김정호 교수에 이르기까지 적재적소에 포진한 교수진은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의 큰 밑바탕이 되고 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교수진은 각자만의 차별화된 수업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일대일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멘토가 되기도 한다.

우수한 커리큘럼과 뛰어난 교수진 그리고 학교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학생들 중 다수가 영화제작 현장 및 방송, 연극계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졸업생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 <차형사>의 성유리,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옥주현, 모델 출신의 연기자 이선진, <가문의 영광>의 정준호,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 <야왕>의 고준희, <박쥐>의 김옥빈 등이 있다. 영상제작사 단군픽쳐스를 설립한 조상환, MBC PD 김진만, KBS 촬영감독 김길웅, KBS PD 조웅 등도 대표 졸업생이다. 또한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총동문회를 비롯하여 ‘경희대 방송예술인 클럽’, ‘경희대 영화인 모임’ 등의 동문 모임은 재학생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입시전형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영화연출 및 제작전공에서 20명, 연극 및 뮤지컬 연기전공에서 10명, 총 30명을 뽑는다. 영화연출 및 제작전공은 수능 70%와 실기고사 3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에서는 주어진 조건을 토대로 3시간 내에 10개 장면(scene) 내외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연극 및 뮤지컬 연기전공은 수능 40%와 실기고사 60%를 반영하며, 1분 미만의 지정연기와 1분20초 미만의 자유연기 그리고 구두면접이 실기에 포함되어 있다.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배출한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김정호 학과장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만의 특징은. =국문과나 철학과가 모든 학문의 기초이듯이 영상 관련 학과에서는 영화가 스토리텔링의 기본이다. 훌륭한 스토리텔러를 배출하는 것이 학과의 목표인데 시나리오작가 양성이 아닌 감독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을 강조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누벨바그 시네필의 가르침대로 영화는 결국 감독에게서 나오는 것이지 시나리오작가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

-어떤 학생을 원하는가. =음악에는 영재가 있으나 영화에는 영재가 없다. 배움의 자세가 되어 있는 학생을 원한다. 수준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생에 대한 배움도 꼭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학과는 인문학을 강조한다.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심을 키워주는 것이 좋은 예술인을 양성하는 가장 옳은 길이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와 연습실을 학기 중과 방학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개방한다고. =물론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살다시피할 만큼 만들어야 할 작품 수가 많다. ‘이제 그만 연습하고 좀 나가서 놀아라’라고 말할 정도로 열정을 다해서 연습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당연히 지원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기시험에 대한 팁이 있다면. =모범답안은 기피한다. 소박하더라도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난 구체적인 표현을 원한다. 연기의 경우 짧은 독백이라 하더라도 해당 대사만 외워오지 말고 그 작품 전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거쳐 오길 바란다. 작품을 이해한 만큼 연기의 표현력도 높아질 것이다.

-차세대 영화영상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하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 =다른 길은 없다. 오로지 끊임없이 학습하는 것. 졸업생 모두가 충무로로 가진 않을 것이다. 인생을 단선적으로 보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