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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만들어봅시다, 관객 공동체

독립/예술영화 정기 상영하는 ‘비상설극장 기획전’ 사업을 기대하며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상영회 ‘화요일 오후 3시’ 포스터. ‘비상설극장 기획전 정기 상영’ 사업이 지역 관객 개발을...

일반 영화관 개봉이 어려운 독립/예술영화를 기초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비상설극장 기획전 정기 상영’ 사업이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개최된다. 한국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독립/예술영화 상영 계획이 있는 지역 영상위원회 또는 지역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공모됐으며, 서울 마포/인천 부평/충북 제천/경기 오산이 선정되어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선정된 지역의 계획은 저마다 다르다. 인천은 인천영상위원회와 부평문화사랑방, 인천도시공사, 미추홀도서관, 연수도서관, 영종도서관, 율목도서관 등이 기존에 함께 진행해온 ‘인천 다양성영화 공공상영관’ 사업과 병행해 진행된다. 이번엔 부평 지역을 중심으로 설정해 부평문화사랑방 외에 부개문화사랑방과 뫼골문화회관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마포 상영의 이름은 ‘화요일 오후 3시’. 마포의 경우 인근에 아트하우스 모모, KT&G 상상마당 등 예술영화관이 있기 때문에 기존 영화관과 겹치지 않는 강좌/교육 등과 함께하는 상영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청풍영상위원회가 책임질 제천 상영은 꾸준히 독립/예술영화 상영을 해온 제천영상미디어센터의 봄극장에서 진행되며, 오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오산 상영은 기존에 해외 단편영화 상영과 여성영화 상영 등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비상설극장 기획전’은 독립/예술영화가 보다 많은 지역에서 상영되는 것뿐만 아니라 비주류영화의 지역 관객 공동체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다양성영화 공공상영관’ 사업을 진행하며 관객 공동체를 꾸리고 활성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관객 공동체 활성화를 실행할 계획인데, 뫼골문화회관 등에는 영화보기모임 등이 이미 조직되어 있어 적극적인 관객 공동체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천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청풍영상위원회는 이번 사업 방향을 시민들과 함께하는 사업으로 설정하고 ‘청풍영화감상동호회’와 ‘제천공동체영화상영위원회’ 등과 공동 기획단을 꾸려 작품 선정과 홍보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관객을 상영 활동의 수혜 대상으로 설정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상영 활동의 주체로 설정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주류영화의 지역 상영이 활성화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외국의 사례는 공공 지원보다 ‘필름 소사이어티’라는 비영리 관객 조합의 활동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업이 비주류영화의 지역 관객 개발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