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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톡] 가족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정예찬 사진 최성열 2014-01-29

<만찬> 시네마톡 현장

왼쪽부터 남동철 프로그래머, 김동현 감독, 이화정 기자.

<만찬>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다. 1월20일 CGV대학로 무비꼴라쥬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만찬>의 시네마톡은 영화제 기간 부산을 찾지 못했던 영화 팬들의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화정 기자는 “바깥 날씨가 영화 속 마지막 풍경과 비슷하기에 더 깊은 여운이 남는 것 같다”는 말로 시네마톡의 문을 열었다. 함께 참여한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는 감정적으로 무언가를 짜내기 위해 인공적인 장치를 쓰지 않는다. 현실의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는 연출자의 의도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특별했”기 때문에 부산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영화를 다시 봤는데 옳은 선택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본격적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만찬>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김동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문득 떠오른 한두 장면에 대한 기본적인 설정만을 가지고 1신부터 쭉 써내려가는 편”이라는 말로 자신의 영화 스타일을 소개했다. 이번 작업도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햄버거를 사다주는 에피소드를 징검다리로 설정해놓은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도 영화의 제목은 <엄마의 햄버거>였다”며 <만찬>이라는 제목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가족의 저녁식사 장면으로 인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들이 유일하게 밝게 웃으며 대화하는 이 장면은 원래 시나리오상에는 없었지만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 가족들이 다시금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새로 추가한 부분이다. 김 감독은 “주인공의 판타지라고 생각하며 만들었”지만 “한 가족의 플래시백으로 봐도 좋다”며 관객의 열린 해석을 기대했다.

이에 한 관객이 “위기에 처한 가족의 이야기를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를 묻자 김 감독은 “의무감과 책무감”이라는 답변을 건넸다. “이혼, 노후, 양육, 명예퇴직, 청년실업 등의 사회문제들은 대한민국에 사는 중년 남자로서 매일 접하는 풍경이다. 나 또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의 구성원인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걱정을 떨쳐내고 영화를 만든다는 게 불가능한 것 같다.”

김동현 감독은 마지막으로 “작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을 닮게 된다. 낙관을 놓지 않고 싶었다. 모든 것을 덮는 눈의 이미지를 통해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아마 영화 속 인물들의 희망을 꺾어버리면 내 희망도 꺾일 것이라는 무의식이 발현된 것 같다. 불행한 사람들이 불행을 연속적으로 겪는다는 점에서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불행과 싸워 이겨낼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관객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날의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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