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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필름 보존이 위기를 맞았다
주성철 사진 백종헌 2014-01-30

한국영상자료원 조소연 경영기획부장

어느덧 창립 40주년. 지난 1월15일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은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 주요사업’기자간담회를 열고 반세기 한국 대중가요사를 정리한 <가요반세기>(김광수, 1968) 발굴과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개괄하고 시네마테크KOFA 기획전, 한국영화 VOD온라인 기획전, 유튜브를 통한 한국고전영화 70편 상영, 한국영상자료원 디지털 복원사업 등 중점 추진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영상자료원의 2014년은 4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파주센터 이전 등 현재의 이슈가 교차하는 중요한 해다. 영상자료원에 들어온 지 어느덧 10년을 훌쩍 지나, 여러 주축 사업들을 담당하고 있는 조소연 경영기획부장을 만나 좀더 자세한 40주년의 얘기를 들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함께 부산에서 합동 워크숍을 가졌다고. =3년째 합동 워크숍을 갖고 있다. 기관별 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3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첫회의 반응이 좋아서 지난해부터는 2년째 1박2일 워크숍을 하고 있다. 영진위와 영등위는 부산으로 이전하지만 영상자료원은 미술관, 박물관과 같은 문화 서비스로 분류되면서 이전 계획에서 빠졌다. 그래서 아무래도 다들 부러워하는 눈치다. (웃음)

-언제 영상자료원에 들어왔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평소 데이터베이스 구축 서비스나 영상 콘텐츠 유통에 관심이 많던 상태에서, 영상자료원이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있던 2003년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매력적인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해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의무감도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효인 원장이 부임하면서 디지털정보화팀이 신설됐고 팀장을 맡았다. 당장 처음에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밤새워 이런저런 기획서를 썼었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서비스가 취약한 시기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기획안을 만들어 개발 예산을 확보하고 2005년에 본격적인 구축에 들어간 일이다. 영화연감이나 데이터 정보 등에 오류가 꽤 많았는데, 좀 무식하긴 하지만(웃음) 필름을 다 뒤져서 이미지 정보를 캡처하면서까지 챙겼던 기억이 난다. 지난 10년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뀐 거대한 이행의 시기였다면, 디지털 아카이빙 역시 중요한 화두였다. 해외 아카이브에도 VOD 서비스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즘에는 각종 포털과 매체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도 좋아서 평준화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영상자료원만의 확고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파주 제2보존센터로의 이전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완공일이 내년 5, 6월경인데 이전하는 것만큼이나 그 이후의 운영방안 마련이 가장 큰 숙제다. 관건은 전문 인력 확보와 증원이다. 최소 27명 정도 증원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정규직 인력 확보가 쉬운 일이 아니다.

-2014년은 40주년 기념사업이라는 상징성도 중요하다. =국내 유일의 아카이브 기관으로서 어느덧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지난번 ‘30주년’ 때 별다른 기념사업 없이 지나갔다는 아쉬움도 있어서인지, 올해는 꽤 많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얼마 전 <한국영화 100선>을 발표하고 발간했고, 아카이브 기관임에도 그 역사에 대해 제대로 기록하고 남겨놓은 게 없어서 ‘40년사’를 준비했고 4월경 발간 예정이다. 또 5월22일에는 ‘창립 40주년 기념 영화제’가 열리고 그 기간 중에 ‘필름 아카이브의 미래를 고민하다’(가제)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 제목처럼 그 미래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슈나 고민이 있다면. =최근 필름 아카이브의 이슈라면, 전세계적으로도 필름 보존/보관이 심각한 위기라는 점이다. 디지털 시네마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최근 민간 필름현상소는 모두 문을 닫았다. 영진위 역시 부산 이전을 계기로 필름 현상사업을 종료했다. 하지만 기존에 생성된 필름에 대한 보존/복원 작업을 위해서는 그 작업이 필수라 지난해부터 영진위로부터 인화현상설비를 이관받아 보관 중이며 파주센터가 완공되면 영화필름을 복원하고 복사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 된다. 또한 박물관으로서의 교육 기능도 중요하게 재고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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