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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강릉 시민처럼 다양한 영화를

지역 독립/예술영화관 설립을 위한 움직임

3월12일 울산에서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설립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독립영화당의 2014년 3월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 독립/예술영화가 상영될 가능성이 있는 스크린은 총 70개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2013년 결산 기준, 전국 스크린이 2184개이니 전체의 3% 정도다. 지역으로 보면 서울과 5개 광역시, 그리고 강릉, 안동 등 11개 자치시에만 예술영화 스크린이 있다. 광역시 중엔 울산에, 도 단위 지자체 중에는 제주와 전남에 예술영화관이 없다.

예술영화 스크린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영진위의 다양성 분야 통계에 따르면 예술영화 스크린이 있는 특별/광역시의 다양성 분야 상영편수는 평균적으로 한국영화는 105편, 외국영화는 215편이었다. 울산/전남/제주의 경우 상영편수가 확 떨어진다. 울산의 다양성 분야 상영편수는 한국영화 14편, 외국영화는 48편에 불과했고, 전남엔 한국영화 16편과 외국영화 39편, 제주엔 한국영화 8편과 외국영화 24편이 상영되었다. 예술영화 스크린 유무에 따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차이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에 독립예술영화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강릉 시네마테크가 운영하는 독립예술극장 신영은 좋은 사례다. 영화인과 관객의 후원으로 설립된 독립예술극장 신영은 2013년 한해 동안 80편의 한국영화와 68편의 해외영화를 상영했다. 그리고 9천명 가까운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적은 숫자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인구 20여만명의 작은 도시에서 개관 2년도 되지 않은 극장이 만들어낸 대단한 성과다. 신영 덕분에 강릉 시민은 다양한 영화를 가까이서 쉽게 관람하게 되었고, 독립영화 제작자들과 예술영화 수입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얻었다. 그리고 강릉시는 영화문화란 측면에서 인구수 100여만명의 울산시보다 훨씬 나은 도시가 됐다.

최근 대구/부산/청주/제주/울산 등에서 지역 독립/예술영화관 설립을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독립적 예술영화관 설립이 정체되고, 예술영화관 확대를 거대 멀티플렉스 사업자에 의존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현재 설립이 가시화된 지역도 있고, 논의가 정체된 지역도,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지역도 있다. 이 자발적인 움직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설립이란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할 것인지 모른 체 내버려둘 것인지, 정책의 대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