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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FF 37.5] “예상치 못한 흥행을 보면 뿌듯하다”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4-04-18

CJ CGV 프로그램 팀 원은주 대리

CJ CGV 프로그램팀에서 편성을 담당하고 있는 원은주 대리는 일주일 중 월요일이 가장 바쁘다. 체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주 개봉작의 주말 반응부터 챙긴다. 관객수부터 좌석점유율, 상영관 수, 예매율, 상영관 규모, 영화를 본 관객의 감상평, SNS에 올라오는 영화계 관계자의 멘션까지 모두 이 반응에 포함된다. 개봉예정작의 정보도 살펴봐야 한다. 감독, 출연배우, 배급사, 감독의 전작 관객수 등 영화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점검한다.

가장 중요한 건 오후 2시와 4시 반에 진행되는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 직접 보는 것만큼 영화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영화를 본 뒤 팀원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20대 중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고, 취향도 각기 다른 까닭에 팀원들의 영화에 대한 감상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최대한 “일반 관객의 눈으로 보려고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모든 정보를 취합해 극장에 걸려 있거나 걸릴 영화들의 스크린 수, 규모, 상영 회차 등을 고민한다. 이 고민은 월요일에 끝나지 않는다. 매주 신작이 개봉되는 목요일 전까지 계속 판단한 뒤 그 주의 최종 스크린 편성안을 내놓는다. 편성과 함께 영화 예고편 편성, 시사회 대관 진행, 선재물과 포토존 관리도 프로그램팀이 하는 일이다.

영화의 스크린 수를 얼마나 늘리고, 줄일 것인가. 프로그램팀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이 판단의 우선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관객수”라고 대답한다. “가급적이면 시사회를 빼먹지 않으려는 것도 관객이 어떤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른 팀원들은 업무시간에 영화를 보러 다닌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긴 하지만 말이다. (웃음)” 하지만 관객수를 맹신하진 않는다고.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마다 배급 규모나 스크린 크기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개봉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깜짝 흥행은 놀랐다. 3월20일 전국 58개관이라는 소규모로 개봉해 8천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더니 6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2주차에는 첫주 상영관 수의 두배가 넘는 130여개로 늘어났다. 예상치 못한 흥행을 보면 뿌듯하다.”

편성 과정에서 또 중요한 건 메신저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의 피드백을 중요시” 하는 게 회사의 원칙인 만큼 직영점이라고 해서 본사가 일방적으로 스크린을 편성할 수 없다고 한다. 반대로 배급사의 배급 전략과 관련한 요구 사항도 잘 들어줘야 한다. “전화와 메신저를 계속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피곤할 때도 있다. 하지만 배급사와 극장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절충점을 찾아야 최종편성을 할 수 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영화 일을 하고 싶어 CGV에 공채 지원했다. 입사하자마자 사이트에 투입돼 현장 교육을 받은 게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CGV일산에서 10개월가량 일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퇴장하는 관객의 대화를 엿듣다보면 어떤 영화가 반응이 좋은지 어림짐작할 수도 있다. (웃음)” 올해로 3년째 프로그램팀에서 일하고 있는 원은주 대리는 “아직 배울 게 더 많다”. “현장도 숙달되어야 하고, 데이터를 읽는 것도 좀더 수련이 필요하다. 분명한 건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어 좋다.” 업무와 삶의 밸런스가 제대로 잡힌 모양이다.

외장하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가보면 개봉작 한편의 성적과 관련한 데이터가 무수히 많다. 관객수, 좌석점유율, 예매율, 스크린 수, 스크린 규모, 드롭율 등. 극장 프로그램팀은 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스크린을 편성한다. 원은주 대리는 매일 쏟아지는 이 많은 데이터를 자신의 외장하드에 저장해놓는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꺼내서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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