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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임찬상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촬영현장
정지혜 사진 최성열 2014-04-18

“자, 영민. 이때는 빠른 걸음으로 미영 옆으로 간다.” 아내 미영(신민아)과 여자 ‘친구’의 첫 대면에 어색하고 불편해 보이는 영민. 조정석은 감독의 말에 따라 냉큼 극중 아내 곁으로 다가간다.

“대체 양배추가 왜?” 신민아와 집주인 역의 라미란의 웃음보가 터졌다. 이유는 영민 친구들의 깜짝 방문에 무슨 음식을 할 건가를 두고 이야기하던 중 정력 강화에 좋은 양배추가 식재료로 등장했기 때문. 라미란의 음흉한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골목길을 걸어올라올 때의 동선을 일일이 짚어주는 임찬상 감독.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 걸어오는 영민과 그의 오랜 친구인 작사가 승희(윤정희). 승희를 바라보는 영민의 표정에서 약간의 설렘이 느껴진다. 두 사람, 수상해!

“안녕하세요, 밤 늦게 죄송합니다~.” 형식적인 친구들의 인사에 살짝 목례로 답하는 미영. 드디어 이날의 출연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미리 근처 200가구를 돌며 양해를 구했다. 여기서 이틀 밤을 더 찍어야 하는데….” 골목길의 적막을 깨고 큰 소리로 떠들며 걸어오는 새신랑 영민(조정석)과 그의 친구들. 시끌벅적한 그들을 보니 신영일 PD가 왜 200가구나 돌며 사전 양해를 구했는지 알 만한다. 야심한 밤 신혼집으로 “불알친구들”을 데리고 들어오는 “간 큰 남편”이 신부 미영(신민아)은 탐탁지가 않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두 사람 사이가 어색해 보인다. “그러니까 형이 장가도 못 가고 에이핑크의 손나은이나 좋아하지. 아니야, 정은지가 낫나?”, “달수라면 손나은이지! (웃음)” 반면 영민의 친구들인 달수(배성우)와 기태(이시언)는 쉬는 틈에도 화기애애하다.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농담인지 구분되지 않는 말을 신나게 주고받던 두 사람의 최종 선택은 “아이유나 좋아하지!” 지난 4월9일 늦은 밤 서울 정릉에서 진행된 임찬상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29회차 촬영현장이다.

“내 딴에는 그간 계속 영화를 한다고 해서 괜찮다.” <효자동 이발사> 이후 10년 만의 신작이라 들뜰 만도 한데 임찬상 감독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늘 차분히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스타일”이라는 스크립터의 말대로 임 감독은 현장에서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는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이명세 감독이 1990년에 내놓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이 가부장적 결혼 제도 속에서 남녀의 허세가 충돌했다면 나는 신혼부부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키워서 다양해진 결혼이라는 형태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임찬상 감독은 말했다. 현장을 방문한 김지혜 각본가는 “시대만 바뀌었지 결혼한 자들이 느끼는 고독이라는 결혼의 본질은 변한 것 같지 않다”고 귀띔한다. 2014년 버전 ‘결혼 이야기’는 하반기에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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