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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toon] 이게 현실이니까

<송곳>, 왜 봐야 하냐면…

‘비켜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안 되는 나도 내가 미치겠다.’ 원칙이 효율을 저하시키는 걸림돌쯤으로 취급되는 시대다. 함부로 불의에 맞섰다가는 5톤 트럭앞에 뛰어든 고라니처럼 속수무책으로 짜부라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송곳>의 주인공 이수인은 불의가 지나가는 길목을 막고 그것을 온몸으로 들이받는 쪽을 택한다. <송곳>은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다.

수인은 직업군인 시절 선거개입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쓴맛을 본 이후 ‘꼰대’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숨죽이고 살기로 결심하고 입사한 외국계 마트 푸르미(Fourmis, 불어로 개미라는 뜻)에서 그는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마트 직원들을 괴롭혀 자진퇴사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이다.

송곳처럼 양심을 찔러오는 불의와 힘의 논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는 수인(囚人)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수인이라는 캐릭터는 우리들 ‘보통사람’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 수상한 시절,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숨기지 않는 웹툰을 원한다면 <송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