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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이쯤에서 방향 전환!
조종국 2014-05-21

부산 기장 달음산 글로벌 스튜디오 계획, 도예촌 부지 활용해야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 입구. 종합촬영소를 기장군으로 옮긴다는 계획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 부산 기장 달음산 일대에 짓기로 한 글로벌 스튜디오 말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부산으로 옮겨가면 머지않아 남양주종합촬영소(이하 종합촬영소) 이전도 가시화될 것이라던 거창한 계획은 당최 진척이 없다(올해 예산 10억원을 확보했다는 변명은 민망할 따름이다). 소문만 무성할 뿐 무엇 하나 뾰족하게 드러난 일이 없다. 계획이 엉터리였거나 관계당국의 대책 없는 부풀리기와 허무맹랑한 언론보도 탓이다.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수준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촉구라도 해야 할 판이다.

영진위 부산 이전 계획을 내놓았을 때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종합촬영소도 당연히 부산으로 옮긴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진위 사옥은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 센텀지구 내 한 대학 부속건물에 자리를 잡았지만,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종합촬영소를 1906억원을 들여 부산 기장군으로 옮긴다는 계획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종합촬영소를 팔아도 몇 백억원이 모자라는데 그나마 팔리지도 않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2010년 12월 처음 매각입찰 공고를 냈던 때 1229억원이던 종합촬영소의 감정가는 2014년 3월에 1043억원(10차 매각공고)까지 떨어졌으나 여전히 팔릴 조짐이 없다. 그동안 대책을 마련해보자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기존 종합촬영소 매각 이외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도 어려웠다. ‘매각입찰 공고를 10번 올리는 것’ 외에 달리 손쓸 일이 없었던 영진위의 사정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종합촬영소 이전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모두 돈 문제 때문일까? 언제까지 종합촬영소 매각만 기다리며 20차, 30차 매각입찰 공고만 올리고 있을 텐가. 달음산 후보지는 부지 매입과 조성 비용으로 상당액을 퍼부어야 한다.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당장 천억원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종합촬영소는 ‘이전’하는 것이 아니다. 남양주는 ‘폐쇄’하고 기장에는 ‘신설’하는 것이다. 굳이 달음산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

눈을 돌려보면 가까운 곳에 훌륭한 대체 공간이 있다. 토목과 평탄 작업은 물론 기반시설 공사까지 완비되어 있는 ‘기장 도예촌’ 예정 부지다. 도예촌 조성 계획을 대대적으로 변경해야 하는 기장군의 현실적인 상황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미 부산영상위원회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 도예촌 부지 일부(3만9633㎡, 약 1만2천평)를 중형 실내 스튜디오(1320㎡, 400평)와 오픈 스튜디오(3만3천㎡, 1만평)로 조성하기로 하고 실무에 착수해 물꼬는 텄다. 달음산 계획을 백지화하고, 도예촌 부지 활용 방안을 적극 공론화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