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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수고스럽겠지만 들어보시라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다독다독>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직접 만드는 우주 유일의 다큐멘터리 팟캐스트’를 모토로 하는) <다독다독>은 2주에 한번씩 업데이트된다.

‘한국 독립영화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 중 하나는 ‘홍보가 과제’라는 것이었다. 많은 독립영화가 개봉하는 지금, 홍보 등 대중과의 소통 강화는 투자•유통의 확대와 함께 독립영화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렇다고 독립영화가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개봉하는 독립영화 제작자와 배급사들은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해 홍보에 임한다. 하지만 총제작비의 1/3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상업영화들처럼 광고나 프로모션을 집행할 여력은 없다. 그래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방식의 홍보에 집중한다. 대중매체의 노출빈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잠재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노력도 일찍부터 시작했다. 이런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객과 소통한 사례들도 꽤 많다.

그럼에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영화 기사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운 좋게 지상파 방송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손에 꼽을 정도다. 외주 제작인 영화 소개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 때문에 널리 알려진 영화를 우선한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고 등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도 필요하다. 최근 몇년간 시장에서 성공한 저예산영화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억대의 마케팅 비용을 들였다. 하지만 대다수 독립영화의 마케팅비는 고작 3천만원 내외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간해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 개봉하지 않는 독립영화들은 노력해도 거의 ‘없는 영화’로 취급된다.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이 팟캐스트 <다독다독>을 시작했다. 2012년 11월부터 시작된 단편영화 팟캐스트 ‘숏컷’이 2013년 5월, 15회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제공되는 독립영화 팟캐스트다. <2의 증명>의 스이 감독과 <달리는 꿈의 상자, 모모>의 박명진 감독이 기획과 연출을 맡고, <두개의 선>의 지민 감독과 <그리고 싶은 것>의 권효 감독이 진행하는 <다독다독>은 독립다큐멘터리가 생소한 대중과 보다 폭넓게 소통하려는 제작자들의 의지이자 직접적인 말걸기다.

물론 팟캐스트가 소통의 과제를 해결할 완벽한 대안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노력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소통의 창구는 이렇게, 느릴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둘 늘어나는 것이다. 수고스럽겠지만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지민 감독과 권효 감독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듣다보면 독립다큐멘터리에 대한 애정이 생겨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