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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highway] 가을, 이제는 <낙엽 엔딩>을 들을 시간

가을, 이제는 <낙엽 엔딩>을 들을 시간

‘음원 깡패’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솔로 1집 앨범을 발매한 장범준의 타이틀곡 <어려운 여자>가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가을이란 계절에 딱 들어맞는 장범준의 짙은 목소리와 달콤한 가사가 인상적인 <어려운 여자> 외에도 <낙엽 엔딩> <사랑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등의 사랑 노래들이 가득하다. <벚꽃 엔딩>을 통해 매년 봄마다 길거리를 강제 점거(!)했던 장범준의 목소리는 가을마저 장악할 수 있을까.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탈장르 융복합 예술축제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9월1일 개막해 11월23일까지 이어진다. 올해의 주제는 ‘귀신, 간첩, 할머니’로 <만신>(2014)의 미디어 작가 박찬경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는 미디어시티서울의 스크리닝 섹션이 열려 ‘영매’ ‘아시아 고딕’ ‘냉전극장’ ‘그녀의 시간’ 등 각기 흥미로운 주제 아래 영화제도 열린다.

만화로 쓴 르포르타주

만화로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조 사코. <저널리즘>은 지난 10년 동안 <뉴욕타임스 매거진> <타임> <가디언> 등 여러 매체에 실린 조 사코의 단편만화 기사 11편을 모아 6개의 챕터로 분류한 작품집이다.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 재판 과정, 헤브론과 가자에서 펼쳐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러시아와의 내전으로 갈 곳 없는 체첸 난민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중요한 장면들이 실려 있다.

한국 만화비평의 역사를 되짚는다

만화비평에 대한 인식과 접근은 아직 생소하지만 만화비평의 역사 역시 만화만큼이나 오래됐다. <한국 만화비평의 쟁점>은 만화비평사의 1세대로 언급되는 1970년대 김현과 오규원을 뛰어넘어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잃어버린 만화문화의 제자리 찾기를 시도한다. 만화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고 문화로 가꾸기 위해 꼭 필요한, 성실하고 꼼꼼한 기록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축제

독립예술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8월15일부터 30일까지 홍대 앞 창작공간과 서울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슬로건은 ‘절대반역’. 극단 ‘청맥’, ‘시지프’ 등의 연극, 댄스 아티스트 김경미의 공연, 창작집단 B830의 창작극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참가한다. 보다 자세한 소식은 www.seoulfringefestival.net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단편선과 선원들의 1집 ≪동물≫이 발매된다. <처녀> <이쪽에서 저쪽으로> 같은 곡으로 알려진(더불어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어쿠스틱 기타를 격정적으로 연주하며 긴머리를 흔드는) 회기동 단편선을 주축으로 2013년 8월 결성된 단편선과 선원들의 이번 앨범에는 <백년> <노란방> <공>을 비롯한 9곡이 수록된다. 8월30일에는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도 열린다.

‘장애’에서 ‘가능성’으로

제15회 장애인영화제 사전프로그램 <같은 건 같게 다른 건 다르게>가 8월23일 토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시민청에서 진행된다. 오프닝 공연 뒤엔 지난해 장애인영화제 수상작인 김보미 감독의 <못다한 이야기>, 우문기 감독의 <서울유람>이 상영된다. <똑같이 다르다>의 저자 김성희와 안승준 한빛맹학교 교사가 진행하는 토크 뒤엔 관련 필진과 전문가가 진행하는 포럼 ‘장애(disability)에서 가능성(ability)으로-창의적 감각으로서의 장애와 영화 제작’(가제)이 기다리고 있다.

인간은 이야기를, 이야기는 인간을 만든다

연극 <즐거운 복희> 기간: 8월26일~9월21일 장소: 남산예술센터 문의: 02-758-2150

이강백 작가와 이성열 연출의 신작 연극 <즐거운 복희>는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그 이야기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느 한적한 호숫가 펜션 타운. 펜션 주인 중 한 사람이었던 퇴역장군이 죽은 뒤, 이웃의 펜션 주인들은 장군의 딸 복희의 슬픈 사연을 이용해 장군의 지인들을 펜션 손님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아무런 표정 없이 잔잔하던 호수는 장군의 죽음과 남겨진 딸의 슬픔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품게 되고, 한적했던 호숫가는 이 이야기를 직접 확인하고자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비극적인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손님을 끌어모으려는 펜션 주인들의 욕망이 맞물려 호숫가의 삶은 이제 완전히 이야기에 의해 굴러가게 된다. 이야기 속에 갇혀 비극의 여주인공 역할을 강요받던 복희는 결국 장군의 펜션에 불을 지르고 사라지지만, 펜션 주인들은 장군 무덤 옆에 복희의 무덤을 만들며 그녀의 죽음이 또 다른 ‘이야기’를 완성시켜 더 많은 손님을 부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즐거운 복희>는 이렇듯 이야기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극중 단 한번도 다른 인물들과 같이 등장하는 일 없이, 오로지 막간극에만 등장하는 복희의 독백은 이야기의 해석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며 관객 스스로 무엇이 진실인지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