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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크리에이터와 영향력

퍼렐 윌리엄스 《프리덤》(Freedom)

아이폰의 애플 뮤직(Apple Music) 판올림 후, 처음 ‘본’ 음악은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프리덤> 뮤직비디오였다(애플 뮤직에 단독 공개했다). 화면 속 도시와 오지를 오가는 푸른 작업복 차림의 그는 기아와 전쟁, 착취와 투쟁 같은 인류가 당면한 사회문제들과 <디스커버리 채널> 홍보 영상처럼 보이는 광활한 지구 풍경을 오간다. 화면은 다시 생명의 탄생과 우주인의 도시 착륙을 보여주고, 말버러 광고를 연상하게 하는 카우보이들과 거대한 고래를 바라보는 통통배 속 노인에 이르며 미지와 인간의 조우를 담는다. ‘Your first name is free, last name is dom’을 외치는 윌리엄스는 뮤직비디오가 정적에 들어서는 시점까지 자유, 자유, 자유를 외친다. 2014년을 휩쓴 싱글 《해피》(Happy)는 윌리엄스가 풀어내는 서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절친한 동료 음악가들처럼 부와 명성을 자랑하는 대신, 보편적인 인류 감정을 랩이 아닌 ‘노래’로 전달하고 있다. 본업 프로듀서이자 전업 음악가로서, 2000년대 이후 세계 대중음악 신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계몽주의 전파에 쓰기로 마음먹은 걸까? 팝 음악 제작 듀오 넵튠스(the Neptunes)의 프로듀서이자 록과 펑크, 힙합을 결합한 밴드 엔이알디(N*E*R*D) 구성원으로, 그리고 두장의 개인 정규 음반 《인 마이 마인드》(In My Mind, 2006)와 《걸》(Girl,2014)을 낸 윌리엄스를 음악 경력만으로 소개하는 것은 조금 부당하다. 그는 대중음악과 패션, 예술과 디자인 영역에서- 손을 댄 전 분야의 성취가 실력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아도- 가장 영향력 있는 창작자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스럽게 윌리엄스는 음악의 장르 구분과는 조금 다른 영역으로 조금씩 이동 중이다. 당분간 그 영향력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