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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사랑

<프리스타일: 아트 오브 라임> 케빈 피츠제럴드 감독

케빈 피츠제럴드 감독

제1회 서울힙합영화제 상영작 <프리스타일: 아트 오브 라임>(Freestyle: The Art of Rhyme)은 케빈 피츠제럴드의 2000년 작품이다. 힙합문화의 한 부분이자 랩의 발화방식 중 하나인 ‘프리스타일랩’을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이 영화는 프리스타일랩의 구술적 전통을 흑인 사회의 관습에서 찾는 한편 ‘재즈 솔로’와 프리스타일랩의 유사성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당대의 대표적인 프리스타일 래퍼들이 등장해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고 있으며, 생생한 길거리 프리스타일랩의 현장도 다수 담겨 있다. 프리스타일랩이 ‘순발력’과 ‘창의력’을 동반한 고도의 예술 행위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작품이다.

-‘프리스타일랩’(즉흥랩)이라는 힙합 요소에 대해 다큐를 찍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랑. 이 말로 모든 게 표현된다. 내 인종과 내 동네에 대한 사랑. 나는 MTV나 유튜브에서 볼 수 없었던 음악의 진실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전 고전들이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프리스타일랩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힙합이 세계 곳곳으로 퍼진다는 게 행복할 따름이다.

-프리스타일랩이 ‘리튼랩’(미리 가사를 쓴 랩)보다 더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나.

=리튼랩, 프리스타일랩 모두 예술적 가치가 있다. 다만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랩이 더 흥미진진한 것은 있다. 어렸을 때 나는 재즈를 했는데, 미리 외워둔 연주를 잊어버려도 즉흥연주를 곧잘 해내곤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 프리스타일의 일부분이다. 인생이 프리스타일 아닌가. 끊임없는 진화이며 항상 흥미진진하다.

-이 다큐를 찍었을 때와 지금의 힙합은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예전이 더 재미있고 유쾌했다. 예전에 나는 우리 동네의 형제 자매들과 어울려 랩을 하곤 했다. 그렇게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랩배틀을 보면 마치 학교 앞마당에서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일진 학생들을 보는 것 같다. 전혀 맘에 안 든다. 지금은 무엇이든 유튜브에 있다. 달라지고 있다.

-2000년 초에 미국에서 ‘배틀랩’ 문화가 주류로 유입됐다. 프리스타일랩이 힙합문화에 지니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중요한 질문이다. 나는 언더그라운드를 사랑한다. 게토를 사랑한다. 동네 길거리에서 멋진 프리스타일랩을 할 수 있는 MC들이 좋다. 주류 팝랩은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의 ‘트랩’ 음악(2000년대 들어 미국 남부 힙합에서 유래되었으며, 신시사이저 등을 이용한 연속적인 리듬이 특징이다.-편집자)이 정말 싫다. 비트와 라임이 엉터리다. 난 올드스쿨이 좋다. 나도 이제 옛날 사람인가 보다.

-서울힙합영화제 상영 때 한국 최고의 프리스타일랩 크루 ADV가 함께 공연과 토크를 곁들였다. 혹시 이들의 즉흥랩 영상을 보고 소감을 말해줄 수 있나? 참고로 이 크루의 래퍼 JJK는 당신의 다큐를 보고 감명받아 프리스타일랩을 시작했다고 한다.

=와우! JJK에게 내 작품이 동기부여가 됐다니 놀랍고 신기하다. 이 형제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이들의 플로가 매우 훌륭하다. 한국말이라 프리스타일의 내용을 잘 모르지만 느낌이나 플로가 매우 훌륭하고 서로 호응을 주고받는 게 보기 좋았다. 참고로 난 LA 한인타운에서 자랐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 “감사합니다” 같은 간단한 한국말을 알고 있다. (웃음)

-현재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가.

=<프리스타일2: 아트 오브 댄스>(Freestyle Part2: The Art of Dance)다. 이번에는 ‘춤’에 초점을 맞춰 아프리카로 떠난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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