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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이제 나도 영화제작자!

지역 문화 운동 차원의 새로운 제작방식 시도하는 <오장군의 발톱>

글: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오장군의 발톱>

지난해 12월 예술영화관 씨네아트 리좀이 개관한 경남 창원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지역 영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바로 <안녕, 투이>를 만들었던 김재한 감독의 새 영화 <오장군의 발톱> 제작이다. 박조열 작가의 1974년작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동쪽 나라와 서쪽 나라간의 전쟁에 징집된 오장군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 속에서 소멸해가는 인간성 문제를 다룬다. 촬영은 1월4일 시작되었고 2월 중순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영화 <오장군의 발톱>이 특별한 것은 제작과 배급을 지역 문화 운동, 공동체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실행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이은경 PD와 설미정 PD는 각각 지역 복지단체인 ‘사랑샘지역아동센터’와 저소득 가정을 지원하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주민 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와 호혜에 기초한 지역 영화제작 시스템을 실천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역주민이 영화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데, 10만원부터 약정하여 투자하는 십시일반 제작펀딩 프로젝트 ‘나도 제작자!’가 대표적이다. ‘나도 제작자!’에 참여하면 정식 투자계약서를 작성하며, 이때 계약서 제7조는 수익 발생 시 수익금을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관객수 10만명이 넘어야 수익 배분이 이루어진다.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기도 하지만 호혜에 기초한 기획이기에 나눔의 원칙을 천명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나도 제작자!’는 총 3억원으로 예정된 제작비 중 1억원을 시민 펀딩으로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600여명 이상의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했고 투자금액도 1억1천만원을 넘었다. 투자 외에도 엑스트라나 촬영에 필요한 물품 등을 기부•대여하는 방식으로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

<오장군의 발톱>은 시민의 투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독립영화 펀드의 투자를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투자가 불투명해져 나머지 예산도 직접 조달해야 하는 형편이다. 현재 가능한 선에서 제작비 지출을 줄이고, 현물 후원과 무상 대여 등의 방식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더 많은 ‘나도 제작자’가 필요하다. 어떠한가, 당신도 <오장군의 발톱>의 제작자가 되어보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