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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연민을 넘어 교감으로
이예지 사진 오계옥 2016-02-05

조재민 감독 인터뷰

명필름영화학교 1호작으로 알려진 <눈발>의 조재민 감독은 2008년 단편 <왕진>으로 튀니지영화제 동상, 2013년 단편 <징후>로 미쟝센단편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한 신예다. 그는 첫 장편으로 고향인 고성에서 겪은 자전적 이야기를 택했다. 이창동 감독의 조언으로 쓰기 시작한 <눈발>은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장편 시나리오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됐으며, 명필름영화학교 입학을 가능케 했다. 현재 촬영 중인 <눈발>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시네마프로젝트 2016에 선정돼 2016년 4월 전주국제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충분한 예열을 거치고 데뷔를 눈앞에 둔 조재민 감독을 고성에서 만났다.

-<눈발>의 배경으로 고향인 고성을 택한 이유가 뭔가.

=고성의 한자를 풀이하면 단단한 성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 방어기지로 쓰인 성인데 지금은 다 무너졌다. 현재의 고성은 지역 경제가 어려워 20, 30대 청년층이 없다. 통영시와 통합돼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쇠락한 지방의 마을을 배경으로 숨겨진 억압과 폭력, 부조리를 다루고 싶었다.

-고향인 고성에서의 실제 경험이 반영되진 않았나.

=<눈발>은 내가 고성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겪은 일에서 출발했다. 예주(지우)와 그녀를 따돌리는 캐릭터들은 모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다. 나는 민식(박진영) 같은 방관자의 입장이었다. 연민했지만 손을 내밀지 못했던 후회가 십여년이 지나도 발목을 잡더라. 그 시절에 대한 죄책감을 고백하려는 일환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영화는, 단지 연민에 그치지 않고 교감하기 위해 나아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재학 중 쓴 시나리오다.

=이창동 감독님이 내가 수업 때 제출했던 시놉시스 중 <눈발>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쓰게 됐다. 자기가 잘 아는 이야기를 하라고 하시더라. 처음엔 좋다는 얘길 안 하시다가 나중에 이야기가 발전되면서 괜찮다고 하셨다. (웃음) 제목도 이창동 감독님이 지어준 거다. 감사한 마음이다.

-명필름영화학교 1기의 첫 작품이다. 기존의 영화학교와도 일반적인 영화제작 시스템과도 다른 지점이 있을 것 같은데, 선두주자로 경험해보니 어떤가.

=영화사 명필름의 제작시스템이 동반된 게 가장 차별화된 지점 아닐까. 명필름영화학교의 제작연구과정을 통해 시나리오를 10고까지 내며 보완했고, 촬영, 미술, 편집 등 다른 전공의 동기들과 함께 영화를 준비한 것도 도움이 됐다. 기존 영화학교들보다 준비 시간도 많이 확보할 수 있더라.

-<눈발>에 참여하는 다른 전공자들은 누군가.

=이큰솔 촬영감독, 권하얀 미술감독이 현장에서 같이 촬영을 진행 중이다. 후반에는 편집과 사운드 전공생들도 붙어서 함께 작업한다. 총 5명의 동기가 함께 영화를 만드는 셈이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파트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 팀워크가 좋다.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주니어(박진영)와 지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의 추천으로 주니어(박진영)를 만났는데, 첫 만남에 수첩을 꺼내들고 시나리오를 신별로 분석해온 질문 다섯개를 쏟아내더라. 아이돌이 아니라 기자인 줄 알았다. (웃음) 두 배우 모두 소통 능력이 좋은 배우들이다. 평소에 생각해온 이미지와도 딱 맞았다.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시네마프로젝트로도 선정됐다.

=명필름영화학교 1호 작품에,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프로젝트까지 선정돼 부담이 두배가 됐다. (웃음)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찍기 위해 노력 중이다. 4월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기 위해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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