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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재능 넘치는 음악가의 귀환 - M83, 《Junk》

처음 엠에이티스리(이하 M83)의 음악을 접한 건 <Teen Angst> 뮤직비디오를 통해서였다. 캠코더로 찍은 청소년들의 일상과 일탈은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로 교차편집되어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2008년 당시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패션 필름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전자 음향이나 묘하게 서정적인 가사보다 더 인상적인 시각 경험을 먼저 한 셈이었다.

M83는 안토니 곤잘레스를 중심으로 한 1인 밴드다. 2001년 결성 이래 별다른 공백기 없이 총 7장의 스튜디오 음반을 내며 꾸준히 활동했다. 이 밴드의 음악을 하나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흔히 전자음악으로 분류하지만, M83는 프랑스를 본거지로 음악 세계를 구축한 동료들과 달리 앰비언트와 신스팝, 드림팝과 슈게이즈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스펙트럼을 넓힌다. 한 장르를 파고들기보다 탈장르를 추구하는 것이 근래 음악적 조류라고는 해도, 하나의 음반 안에 음악가의 다양한 취향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녹아 있다는 점은 M83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오블리비언>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던 외도(?)를 제외하면, 2011년 발매한 《Hurry Up, We are Dreaming》 이후 오랜만의 정규 음반인 《Junk》(2016)는 몽환적인 슈게이징 음악이 주를 이뤘던 기존 스타일과 제법 많이 달라졌다. 혹자는 다프트펑크의 음반처럼 ‘복고풍’으로의 귀환을 반겼다. 안토니 곤잘레스가 직접 가사를 쓴 첫곡 <Do It, Try It>은 이번 음반의 실험적인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처음에는 조금 생경하더라도 6번과 7번 트랙 <For the Kids>와 <Solitude>까지 듣게 되면, 여전히 새로운 면모를 시도하는 재능 넘치는 음악가의 귀환에 절로 모르게 흥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