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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마음껏 움직이면서 녹음했다” - 태론 에거턴 인터뷰
안현진(LA 통신원) 2016-12-12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독수리 에디>로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영국의 청년 배우 태론 에거턴을 12월5일 베벌리힐스에서 만났다. <>에서 그는 고릴라 소년 조니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조니가 되어 노래를 불렀다. 그는 다부진 외모와 달리 조니의 이야기를 하다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하는 여린 감성의 배우였다.

-<>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2년 전쯤인가, 에이전트에서 이메일을 보내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에서 노래 부르는 동물들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데, 그중 하나가 영국 고릴라라며 오디션을 보고 싶냐고 물어봐서 하겠다고 답했다. 그 뒤 오랫동안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다. 오티스 레딩의 <These Arms of Mine>이다. 그 뒤 가스 제닝스 감독이 배역을 제안해왔다.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나.

=실제로 녹음한 것보다 레슨과 리허설이 훨씬 많았을 거다. 공짜로 노래 부르는 것까지 배우니 좋았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목소리 연기자로 참여하게 됐으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맞다. 꿈은 이루어진다. (웃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어떤 영화에 참여하게 될지는 모를 일이다. 출연한 영화가 어떻게 완성될지도 사실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애니메이션에 목소리 출연하게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 이게 첫 경험이라니!

-조니의 이야기 중 어떤 부분 때문에 그 역을 원했나.

=가장 좋았던 것은 결국 그의 아버지가 조니의 꿈을 밀어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부모가 원하지 않는 꿈을 가진 경우가 있는데, 조니는 그런 아이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들 중에는 아이들의 미래를 정해놓은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을 사랑해서라고 하지만 옳은 건 아니라고 본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조니는 그런 행운을 갖지 못한 아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이 영화의 조니를 보며, 원하는 것을 하고 또 그것이 지지받을 수 있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배우가 되려고 할 때 그런 행운이 있었나.

=물론이다. 부모님의 지지와 지원이 없었더라면 배우가 되는 과정은 상상할 수 없이 어려웠을 거다.

-영화를 처음 보던 순간, 무엇에 가장 놀랐나.

=가장 인상적인 건 스케일이었다. 상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스크린에 보여지는 도시가 거대했다. 동물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버스터 문과 친구들, 그리고 오디션에서 뽑히는 다섯 동물이 주연의 전부인데, 영화를 보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화면에 1초만 나오더라도 그들 모두 특징이 있지 않나. 그게 너무나 놀라웠다.

-고릴라를 연기했으니 녹음할 때 고릴라처럼 움직이기도 했나.

=아주 마음껏 움직이면서 녹음했다. 하지만 특별히 고릴라 흉내를 내진 않았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녹음하되 과장하여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모두 참여해보니 어떻게 다른가.

=애니메이션은 한편을 한 게 전부라 어떻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애니메이션쪽이 감독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를 맡길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은 걸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가스 제닝스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또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좀더 완벽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물론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매튜 본 감독은 더한 완벽주의자이긴 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만큼은 감독이 가장 전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버스터 문의 오디션에 엄청난 숫자의 동물들이 지원한다. 10만달러라는 상금 때문은 아닐 거다.

=내 생각에 이들은 모두 삶의 어떤 면에서 행복하지 않았고, 노래를 통해 그걸 해소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 같다. 노래를 통해 분출하고 행복해지고 싶어서다. 상금을 타기 위해서 오디션에 응했다기보다는 응원받지 못했지만 용기를 내 오디션을 보고 그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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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