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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피카라와 피코네의 <로라 레갈레> 흥행 중

<로라 레갈레>

이탈리아인들이 2017년 새해 들어 가장 사랑한 영화는 무엇일까? 바로 시칠리아 출신의 듀오 코미디언 피카라와 피코네가 만든 <로라 레갈레>(L’ora legale)다. 1월 둘쨋주에 개봉한 <로라 레갈레>에서 이들은 주인공들로 출연한 것은 물론, 연출과 시나리오도 맡았다. <로라 레갈레>는 현재 <라라랜드>를 제치고 이탈리아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 중이다. 이탈리아 연합뉴스인 <안사>에 따르면, 1월 첫쨋주에 비해 영화 소비가 27%나 감소한 데 반해 이 영화는 개봉 10일 만에 250만유로의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영화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간단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시장 선거를 치르고 당선되어, 몇 세대째 이어진 부패와 직면한다. 부패의 뿌리가 견고한 이 마을에서 작은 혁명은 불가능해 보인다. 시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이슈는 단 하나다. 마을 모든 분야의 합법화와 그의 실천.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시장이 내건 공약을 쉽게 믿지 않는다. 시장 후보가 선거 때 내놓은 공약은 지금껏 지켜진 일이 한번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선거공약이 현실화된 적이 없는 이곳에 작은 혁명이 일어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피카라와 피코네는 다섯 번째 영화를 만들며 전작이 그랬듯 그들이 자란 시칠리아를 영화의 무대로 삼았다. 이탈리아인들에게 꿈의 피서지인 시칠리아를 영화의 무대로 삼은 이유는 뭘까? 감독들은 “시칠리아는 이탈리아를 투영하고 반사하는 특별하고 멋진 곳이지만 섬뜩하리만치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10년이나 20년쯤 후에 이탈리아에서도 일어나는데, 시칠리아가 그 문이고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부패에 맞서 작은 마을을 바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이 영화의 작은 정의감에, 관객은 찬사와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