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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오버 더 펜스> 아오이 유우

그녀가 어느덧 30대가 되었다. 2000년대 초·중반 스크린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아오이 유우는 연극 무대에서 오래 시간을 보냈다가, 20대와의 작별을 선언하듯 <오버 더 펜스>(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로 돌아온 것. 그녀가 연기하는 사토시라는 인물의 복잡하고 순진한 내면은 아오이 유우가 아니면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해 당일 일정으로 야외 오픈 토크와 관객과의 대화(GV), 촬영 등을 소화하느라 행사 장소를 뛰어다니며 인터뷰해야 했던 그날의 대화를 전한다.

-배우로서 20대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화다.

=촬영할 때는 그 사실을 의식하지 않았고, 완성된 영화를 보고도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다만 어릴 때는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역할의 의뢰가 주로 들어왔다면, 20대 중반을 넘어가니 좀 차분하게 가라앉은 배역이 많아진 듯한 느낌이다. 다시 입체적인 역할이 들어오기 시작한 게 바로 <오버 더 펜스>다.

-사토시는 순수하지만 불안정한 인물이다. 온갖 감정의 연기를 마구 쏟아내야 했을 것 같다.

=실은 요시오(오다기리 조)의 눈에 의지해 모든 걸 만들어갔다는 말이 맞겠다. 어느 순간에는 사토시가 불안한 상태인지, 배우인 나 자신이 불안한 상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요시오가 나를 차갑게 보고 있는 건지, 실제로 오다기리가 내 연기를 경멸하는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인지. (웃음) 요시오의 눈빛이 두려웠으나 내 연기를 이끌어주기도 했고, 어떨 땐 제동장치가 되어주기도 했다.

-본인의 장기인 춤 실력을 활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괴기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춤 장면은 어떻게 탄생했나.

=새의 구애를 춤으로 형상화한 거다. (웃음) 극작가 노다 히데키의 연극에 출연했을 때, 안무가인 구로다 이쿠요를 알게 돼서 이 영화의 신체 표현이나 춤을 그에게 맡겼다. 속마음을 참지 못해 표출하는 사람의 성격을 춤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춤의 성격 자체가, 자신은 원하지만 상대의 호응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전제를 가진 춤이었기 때문에 연기할 때의 쑥스러움이 더 도움됐다.

-오다기리 조와 <무시시> 이후 10년 만에 현장에서 다시 만났다.

=요새 젊은 배우라면 누구나 그와 함께 일해보고 싶어 할 거다. 10년 전과 느낌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그때도 별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현장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유심히 보지 못했다. (웃음) 이번에 보니, 촬영현장이 감독과 주연배우가 가운데에 있고 제작진이 주변을 원처럼 감싸고 있는 것 같다면 오다기리 조는 원의 맨 구석에 있는 느낌이어서 신선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힘들었다. (웃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야마시타 감독 세계의 새로운 면을 개척한 영화이며 그런 영화에 내가 관여했다는 것이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는 전혀 사탕을 주지 않는 타입의 감독이다. (웃음) 어떤 질문이든 그의 대답은 언제나 “아니, 나도 모르겠어”였으니까.

-이제 30대 배우가 된 기분이 어떤가.

=지금 생각해보면 다채로운 역할을 연기해도 10대 때의 다양함과는 다른 것 같다. 10대 때는 평평한 면이 많은 다양함이었다면 이제는 울퉁불퉁한 면이 많은 다양함을 연기한다고 해야 할까. <오버 더 펜스>는 나 자신의 미숙함을 통감한 작품이었다. 내가 못하는 게 뭔지 보여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나의 잡초 같은 영혼을 깨닫게 됐다. (웃음) 그런 의미에서 이제야 출발점에 선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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