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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꼭 봐야 할 추천작 ⑪ <지랄발광, 17세>
송경원 2017-05-22

<지랄발광, 17세> The Edge of Seventeen

켈리 프레몬 크레이그 / 미국 / 2016년 / 104분 / 새로운 물결

시대가 바뀌어도 사춘기에 마주하는 고민은 비슷하다. 누구나 주목받고, 사랑받고,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고, 그 앞에서 때론 좌절하고 간혹 타협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서 나아간다. 성장담은 대개 이런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랄발광, 17세>는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음직한 성장통을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다. 17살 소녀 나딘(헤일리 스테인펠드)은 주목받지 못하는 스스로의 처지를 진즉에 받아들인 채 살아간다. 잘나가는 오빠(블레이크 제너)에 밀려 늘 의기소침한 그녀에겐 두명의 버팀목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 크리스타(헤일리 루 리처드슨)와 매번 반복되는 나딘의 자살 협박을 심드렁한 듯 세심하게 받아주는 역사 선생님(우디 해럴슨)이다. 어느 날 절친 크리스타가 오빠의 여자친구가 되면서 외톨이가 된 나딘은 홧김에 짝사랑하던 남자에게 야한 문자를 보낸다. 사춘기의 방황과 고민을 발랄한 톤으로 담아낸 <지랄발광, 17세>의 전반적인 흐름은 익숙한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식상하지 않은 건 그 빤한 구성이 사춘기 성장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나만 힘들고 특별한 것 같지만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 결국 성장이란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던 소년 소녀가 주변을 돌아보는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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