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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영상영화학과] 현장의 리듬을 익히는 실용 교육의 메카
곽민해 사진 오계옥 2017-09-04

배두나, 고경표, 류혜영, 안재홍, 엄태구….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개성파 연기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배우들이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배우라는 사실 외에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건국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학과 출신이란 점이다. 건국대학교는 많은 대학의 연기학과들이 무대 연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 특화된 연기 교육을 지향한다. 강의 때마다 카메라를 두고 스크린 연기를 배우며, 실습교과를 강도 높게 운영하는 교육 방침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게 한다. 학부 때부터 현장 운영 방식을 체득한 이들이 영화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최승원 교수는 “배우의 캐릭터는 학과에서 가르친다고 만들어지는 부분은 아니”라면서도 “작품을 많이 찍을수록 연기 실력도 는다. 실습 기회가 많다 보니 스스로 성장할 기회도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학년 1학기 때부터 워크숍을 통해 단편을 한 작품씩 연출한다. 연기전공의 경우 학년에 관계없이 자신에게 맞는 프로덕션에 참여할 수 있다. 학기 말에는 워크숍 작품 중 10여편을 선정해 KU시네마테크에서 영상제를 개최하며, 2학기에는 4학년 학생들의 졸업작품전도 열린다. KU시네마테크를 통해 상영 시스템을 갖춘 점은 건국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학과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특징이다. 실제 극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상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작품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영상제는 현역으로 활동 중인 선배 배우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안방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고경표는 자주 학교를 찾아 후배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교류의 밑거름에는 프로덕션 과정을 함께하며 형성되는 선후배간의 유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2016년 영상학과와 영화학과를 통합해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개편했다. 또한, 2018학년도부터는 학과의 정체성을 살려 영상영화학과로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영상과 연출, 연기라는 세 전공을 통합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유지하되 서로의 영역을 교차 수강하며 영상 매체 전반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교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다. 연출전공이 3D컴퓨터모델링앤셋팅, 디지털인터랙티브애니메이션, 모션그래픽스 등을 수강하거나, 애니메이터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영화 실습에 참여하는 등 세부 트랙에 구애받지 않는 교과 선택이 가능하다. 최승원 교수는 “하나의 트랙만 수강할 경우 영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실질적으로 학점을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인재상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 영상과 연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멀티플렉스와 예술극장이 가까이 있는 것만큼 좋은 환경이 있을까. 건국대학교는 그 입지는 물론, 시설과 장비 면에서도 여느 대학에 뒤지지 않는다. 최승원 교수는 “영화학과와 영상학과가 통합되며 두 학과가 보유한 시설을 두루 이용 가능하게 됐다”고 말한다. “영화학과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에는 프로덕션에 비해 후반작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제는 사운드믹싱 스튜디오나 컴퓨터 기반 프로그램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세트 하나 정도는 지을 수 있는 규모의 스튜디오, 영화진흥위원회 녹음실과 동등한 수준의 녹음실 등을 구비했다. 최신 동향에 맞는 촬영 장비를 구비하기 위해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실무 중심의 진로 지도를 통해 취업 교육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2019학년도부터 운영 예정인 취업실무1 교과는 산업계 종사자를 강사로 투입, 산학협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개인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포트폴리오프로젝트도 교과과정에 신설된다. 세부 전공이 다양한 만큼 그에 맞는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의 취업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라는 최승원 교수는 창의적인 예술가를 양성하는 것과 동시에 현실적인 직업교육도 놓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걸출한 영화인을 다수 배출한 건국대학교의 저력에는 이런 현실감각이 버티고 있다.

최승원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 교수

"새로운 영상 문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꿈꾼다"

-방학인데도 작업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이더라.

=예술디자인대학 내 모든 학과가 참여하는 콜라보 연극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다. 영화·애니메이션학과 재학생들이 배우로 서고, 현대미술학과가 무대연출을, 의상디자인과가 의상을 맡는 식으로 다양한 학과가 협업해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행사인데,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계속 운영하려고 한다.

-연기전공 선발에서 1단계를 실기 대신 학생부 교과 평가로 대체했다.

=학생으로서의 기본자세와 학습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부차적으로는 입시제도 운영에 드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해마다 경쟁률이 200 대 1에 육박하는데, 모든 교수가 입시에만 전력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인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

-자유연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건국대학교의 교육 방침에 맞는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 고전 희곡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영화 대본을 고르는 것이 좋다. 눈에 띄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연기는 지양해달라. 과장되거나 부담스러운 연기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영화 연기를 중요시하는 만큼 카메라에 비치는 모습도 중요하다. 카메라를 앞에 두고 연습하면 좋은 훈련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학과 통합 이후 1년이 흘렀다.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자면.

=아직은 성과를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다만 학생들이 영화와 영상을 교차해 배운 결과가 작품에 드러나는 것 같다. 현재는 각 분야가 소외되지 않고 전문성을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건국대학교가 지향하는 인재상이 궁금하다.

=창의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전문 영상 인력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화 전반에 관심을 갖고, 학습 영역을 확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 폭을 넓히기 위해 단과대학에서 가장 많은 교과(150학점)를 개설한 상태다. 학생들이 이런 목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소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학과 및 전형 소개

건대입구역에서부터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외관, 영화·애니메이션학과가 위치한 예술디자인대학 건물이다. 개방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이 공간에는 일반 시민들도 자주 찾는 예술영화전용관 KU시네마테크가 있다. 건국대학교 학생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작품을 상영할 수도 있는 영화 교육의 산실이다.

영화·애니메이션학과는 2004년 예술학부 내 영상애니메이션전공과 영화예술전공으로 출발했다. 2014년 영상학과와 영화학과로 단위를 바꿨고, 지난해 두 학과가 통합되면서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자리잡았다. 연기 교육 면에서 두드러지는 건국대학교만의 특징은 영화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연극 무대와는 다른 영화 연기만의 영역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학과 설립 때부터 연극 관련 수업을 배제했다. 이처럼 특성화된 교육 방침을 고수한 결과 짧은 기간 동안 굵직한 캐릭터를 지닌 배우들을 다수 발굴했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KU예체능우수자 전형을 통해 연기전공 15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1단계에서 실기평가 대신 학생부 교과를 평가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1단계에서 2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실기평가를 거쳐 최종 합격여부를 가려낸다. 2단계에는 3분가량의 자유연기를 준비해야 한다. 연기 점수 100%로 합격자를 가려내기 때문에 건국대학교가 지향하는 스크린 연기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8학년도부터 영화·애니메이션학과는 영상영화학과로 명칭을 바꾼다. 이에 따라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변경되는 모집단위(영상영화학과-연기)에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하자. 수시 원서접수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다. 1단계 합격자는 10월17일 발표하며, 10월 23일부터 양일간 2단계 실기평가가 진행돼 11월 17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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