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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친구·동료·스승, 배우 오맹달 인터뷰
2002-04-25

“쓸모없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는게 <소림축구>의 매력”

주성치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남자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망가지는 배우 오맹달. 그는 주성치의 오랜 친구이며 동료고 스승이기도 하다. 주성치는 추할 정도로 어리석은 인물과 뜻깊은 경구를 던지는 현자를 모두 연기할 수 있는 오맹달을, 자신의 영화에서 거의 빠뜨린 적이 없었다. 탤런트로 활동하다 70년대 영화에 데뷔한 오맹달은, 영화와 달리, 30년 세월만큼의 지혜와 관록을 지닌 배우였다.

주성치와는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됐나.

처음 만난 것은 TVB 방송사에서 일하던 1986년이었다. 그때만 해도 홍콩은 바닥이 좁아, 연예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잘 알고 지냈다. 다들 바쁜 시절이었지만 주성치와 나는 집이 가까워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서로 의논하며 유달리 친해졌다. 물론 그때는 함께 연기하거나 영화에 출연하진 않았다.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었던가…. 무협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공동작업까지 생각하게 된 것 같은데, 워낙 잘 맞으니까 별다른 마찰없이 여기까지 왔다.

당신은 오래 연기를 해온 중견배우다. 너무 망가지기만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되지 않나.

30년 동안 연기를 했더니 상관없어졌다. 어떤 시나리오나 배역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열심히 할 뿐이다. 오래 전에 TVB로 한국 소녀가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다. 어린애처럼 연기하는 내 모습이 좋다고 하더라. 생각해보면, 내가 연기를 한 30년 중 20년은 멋있게 보이고 싶다는 허영심으로 보냈다. 정말 연기를 좋아하게 된 것은 고작 10년 전부터다. 사람들은 내게 영화를 오래 했으니 이제 감독도 해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나는 카메라 뒤에서 남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뛰어야 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인물이든 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앞으로 30년을 더 연기하더라도 해보지 못한 배역이 많을 텐데, 왜 감독을 하겠는가.

감독으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주성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연예인이다. 특히 말을 잘한다. 지금 그는 감독도 겸하고 있는데,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 때문에 다른 감독들보다 유달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는 뭔가를 창작할 때마다 남들보다 몇배는 고민한다. 그래서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유일한 남자였고, 어려운 사람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조율한다. 아, 그런데 집안 얘기는 주성치에게 묻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주성치와 함께한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있나.

<식신> <도성> 그리고 무엇보다 <소림축구>다. 쓸모없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다는 이야기도 좋고, 컴퓨터 기술이 많이 들어간 점도 좋다. 컴퓨터 기술은 이전의 주성치 영화가 풍부하게 활용하지 못했던 요소다.

스포츠영화인데 힘들지 않았나.

원래 잘하니까 굳이 힘들 건 없었다.(웃음)농담이다. 주성치는 원래 축구를 잘해서 따로 훈련할 필요가 없었고, 다른 배우들은 각기 헤딩이나 달걀 받아먹기 같은 걸 연습했지만, 나는 다리를 다친 인물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훈련은 필요없었다. 다른 영화촬영 때문에 바빠서 시간이 너무 없기도 했다.

당신은 홍콩영화의 전성기 때부터 활동해왔다. 지금 홍콩을 보면 착잡한 심정을 느낄 것 같다.

홍콩영화계가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해적판의 범람이다. 나도 얼마 전 해적판 추방 시위에 참가한 적이 있다. 조금씩 해적판이 사라지고 있으므로, 홍콩영화도 회복될 것이다. 홍콩은 아시아의 일부다. 아시아영화가 부흥한다면, 홍콩영화도 따라가지 않겠는가.▶ 울트라 폭소 히어로, 주성치 웃음공작실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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