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2002전주데일리]29일의 이모저모
2002-04-30

관객들, "이것이 우리가 찾은 전주의 옥석"

4월26일부터 29일까지, 전주국제영화제의 절반이 넘는 4일이 지나는 동안 관객들은 크게 홍보되지 않았던 작품들 가운데서 스스로 옥석을 찾아냈다. <란위> <인간희극> <광대, 무대에 오르다> <한스와 마리 이야기> 등이 그렇게 발견된 예상 밖의 화제작들. <란위> <광대…> 등 화제작 가운데 동성애를 다룬 영화가 많은 것도 올해의 한 특징이다. <란위>는 관금붕(스탠리 콴)이라는 감독의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영화의 소재나 내용에 올해 전주영화제가 내세우는 구호와 특별히 만나는 부분이 없어 사전 홍보가 미미했다. 그러나 28일 밤 첫 상영 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허리부상으로 한국에 오지 못한 관금붕을 대신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무대에 오른 프러듀서 장 용닝은 관객의 질문이 쇄도하자 눈시울을 붉혔으며, 영화의 주제가를 직접 부르기까지 했다.

대만 전통의 계율을 각색해서 그곳 현대인들의 삶을 풍자한 홍홍 감독의 <인간희극>도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 상영 뒤 30분으로 예정됐던 관객과의 대화가 1시간20분 가량 진행됐다. 중국 게이 감독 쿠이 지엔의 <광대…>는 게이들의 성생활을 리얼하게 표현해, 관객들이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점차 동화돼 마지막에는 박수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체코 카렐 제만의 <한스와 마리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에 초청된 장편 가운데 가장 높은 예매율과 함께, 상영장에서도 어린이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그밖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죽어도 좋아>는 예상했던 바대로 관객의 열기가 뜨거웠고, 파졸리니의 문제작 <살로, 소돔의 120일> 역시 상영 도중 사도매저키스틱한 성행위에 관객들이 힘들어하는 듯한 신음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영화가 끝나자 박수가 크게 터졌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프랑스 로베르 게디귀엥 감독의 2000년작 <조용한 마을>이나 아르헨티나 베로니카 첸의 <끽연구역>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 그림설명 : 29일 오후 2시 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움 ‘전쟁과 영화’에 참석한 서동진(프로그래머), 아론 게로우(요코하마대 교수), 이안 로버트 더글라스(이집트 아메리칸대 교수), 디나 이오다노바(영국 레스터대 교수)(왼쪽부터). )

중국감독 3인 기자회견

29일 오전 11시 2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 회의장에서 중국의 젊은 감독 3인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부문에 출품 중인 <나비의 미소>의 허젠준 감독, <침묵의 강>의 닝 징우 감독, <왕수선의 여름>의 리 지시안 감독이 주인공이었던 기자회견은 열띤 분위기 속에 ‘중국에서 영화 만들기의 어려움’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날 세명의 감독들은 “검열보다 무서운 것이 부족한 돈”이라며 입을 모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영화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셔틀버스 운영 호황

초반의 부진했던 운행 서비스가 개선된 후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관람객의 숫자가 점차 늘고 있다. 29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상영된 <고 피쉬>를 보기 위해 셔틀버스에 오른 관람객들이 자리가 없어 대거 서서 갈 정도로 이용객의 호응도는 높았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출발해 덕진 예술회관, 전북대 문화관, 코아 호텔, 국민은행, 영화의 거리, 고속버스 터미널을 차례로 경유하여 다시 출발지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도착하는 셔틀버스는 오전 9시에 첫차가, 오후 7시에 막차가 운행되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각각 오후 10시 30분과 45분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도 운행한다. 배차 간격은 20분이며, 각 코스 당 7분에서 10분 정도가 소요, 전 구간을 운행하는 데 약 80분 정도가 걸린다.

방은진, ‘관객’으로 전주 찾는다

국내 영화제의 단골 게스트 방은진이 오늘 전주를 찾았다. 해마다 부산영화제의 개·폐막식 사회를 도맡다시피 한 그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활약한 바 있어 이모저모 영화제와 깊은 인연이 있는 듯. 영화제 때마다 공식행사 일정에 쫓겼던 그는 이번만큼은 ‘영화광의 즐거움’을 실컷 맛보기 위해 1박2일 내내 영화만 보다갈 예정이라고.

올랜도 루버트, 페이스프린팅 전달식

칠레 올랜도 루버트 감독에 대한 페이스프린팅 전달식이, 29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그가 감독한 <삼인조 택시강도>가 상영되기 직전에 열렸다. 루버트 감독은 칠레에 피노체트가 집권해 있던 70년대에 베를린으로 이민가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다가 95년 칠레로 돌아왔다. 그의 다섯번째 장편인 <삼인조 택시강도>는 지난해 산세바스찬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씨네21 [2002전주데일리]홈페이지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