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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⑤] <야수>
김용진 2019-06-19

<야수> Feral

안드레스 카이저 / 멕시코 / 2018년 / 99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페이크 다큐멘터리. 수도생활을 그만두고 운둔 중인 한 남자가 야생에서 자란 세 아이를 가족으로 들인다. 어린 늑대들을 교화하려는 남자의 우여곡절은 하나님의 시험을 받는 욥의 역경과 겹쳐지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이때 늑대소년의 동화는 수도승의 정신분석으로 그 주제가 돌변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개인의 광기를 관찰하는 통념적인 공포영화나 문명의 독선을 과녁 삼는 교훈적인 작품으로 오해하지 말자. 영화가 진력하는 건 차라리 인간 사회의 해부도를 스케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곳에 악인은 없다. 순진무구한 아이들, 신의 의지를 실천하려는 수도승,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공포는 이들이 행하는 선의의 실천이 온갖 악의와 야만, 배교와 음욕으로 끓어넘치는 데서 온다. 그날의 마지막 영화로 관람하시길 권한다. <야수>는 영화관을 나설 때 공포가 시작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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