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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캠핑클럽>, 내 여자 친구에게
최지은(작가) 2019-07-23

뜨겁고 힘들었던 시기를 함께 보낸 사람과의 인연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21년 전 데뷔해 7년간 인생의 격동기를 함께 보내고, 그 두배가량의 시간 동안 각자의 길을 가다 다시 만난 핑클 멤버들이 여행을 떠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캠핑클럽>을 보며 든 생각이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친구도 아닌 동료와 함께 살다시피하며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을 만큼 바쁜 날들을 보내던 시절, 각기 다른 성격의 네 사람이 얼마나 복잡한 갈등을 겪었을지 짐작할 수 있기에 이들의 재회는 더 흥미롭고 반갑다.

고만고만한 남자끼리 모여 밀어주고 끌어주는 예능이 또다시 (지겹게) 쏟아져나오는 요즘, <캠핑클럽>의 크나큰 장점은 짐을 옮기고 캠핑카를 운전하고 장비를 설치하고 불을 피워 요리하고 뒷정리하는 모든 과정을 여자끼리 착착 해내며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오랜 영광과 흑역사를 함께 나눈 여자들이, 별이 쏟아지는 강가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옛날 얘기와 야한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광경은 별다른 이벤트가 없어도 즐겁고 편안해 보여서 ‘친구들과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비록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자끼리 캠핑카를 몰고 가 한적한 곳에서 평화로운 하룻밤을 보내려면 얼마나 큰 위험부담을 져야 하는지 끊임없이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인생의 한 시기를 지나온 여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우정과 전우애에 관한 매력적인 판타지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