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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그리운 그 시절, 8090 할리우드 뉴트로 영화 7

부모님의 과거 사진을 보며 깔깔 웃던 시대는 지났다. 유행은 돌고 돌아 70∼90년대를 풍미한 아이템이 가장 힙하고 세련된 위치를 차지했다. 이 시기를 묘사한 할리우드의 청춘 영화들을 모았다. 미성숙하고 불안하지만, 기꺼이 하고 싶은 대로 저질러도 보는 청춘들의 통렬함이 여기 이 영화들에 담겨있다.

독타운의 제왕들, 2005

-세상 힙한 스케이트 보더들의 열정

스케이트보드의 붐을 이끈 첫 세대인 1970년대의 청춘 이야기. <독타운의 제왕들>은 서핑 실력이 멋의 기준이던 캘리포니아의 10대들이 스케이트보드 팀의 일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인물이 돼 왔던 히스 레저의 또 다른 변신이 눈길을 끈다. 보드 전문샵을 운영 중인 허세왕 스킵(히스 레저).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스케이트 보드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꾀어 '제파이어 스케이트 팀'을 만든다.

제이(에밀 허쉬), 보니(빅터 라숙), 스테이시(존 로빈슨)는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이내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는다. 이들 중 누군가는 빵빵한 스폰서도 얻고,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진 면모도 보여주지만 서로의 관계는 언제부턴가 빛이 바랜다. 물 빠진 수영장의 굴곡면을 활용하면서까지 연습에 매진하던 젊은 스케이트 보더들의 위험천만한 속도감이 짜릿함을 안기는 성장물이다.

엠파이어 레코드, 1995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레코드점 아르바이트생들의 악동미 가득한 일상. 엠파이어 레코드점이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넘겨질 위기에 처하자 알바생 루카스(로리 코크레인)는 비장한 각오로 매상을 챙겨 몰래 카지노로 향한다. 그러나 돈은 몽땅 잃었고, 돈을 되찾기 전까지 소파에서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된다. 그뿐이랴. 이곳에 일하는 철부지 십 대들은 화려한 음악에 취해 살고 있지만, 각자의 고민거리에 짓눌려 있다.

사인회를 하러 온 스타와 첫 경험을 하려는 모범생 코리(리브 타일러), 모든 남자를 유혹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지나(르네 젤위거), 정처 없는 우울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시도를 반복하는 데브(로빈 튜니) 등. 불안으로부터 서툰 도피를 감행하는 청춘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게릴라 콘서트로 레코드점을 위기에서 구하는 결말이 다소 뻔해 보이지만, 그 공식마저 90년대 할리우드의 향수에 취하도록 이끈다.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1997

-알록달록 범상치 않은 그녀의 패션

화려하지만 쓸쓸한 성장담. 토드 솔론즈의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는 제12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주인공 중학교 1학년생인 돈 위너(헤더 마타라조)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 그런데 선생들도 이 사실을 방치한다. 게다가 집에서는 예쁨 받는 여동생과 모범생 오빠 사이에서 존재감도 없는 신세.

답안 커닝을 들킨 브랜든(브랜든 색스턴 주니어)은 강간을 하겠다며 돈을 협박해 오고, 짝사랑하는 오빠 스티브(에릭 마비우스)에게선 저능아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어느 날 동생 미시가 유괴를 당하자 돈은 가족들의 사랑을 얻을 기회로 여긴다.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드는 화려한 패션 감각과는 달리, 세상은 돈에게 너무 가혹하다. 사회에 쉽게 물들지 못하는 어린 청춘을 냉정하고 솔직하게 묘사했다.

페리스의 해방, 1986

-부모님 페라리 정돈 훔쳐야 일탈이지

장난꾸러기 페리스의 하루 일탈의 기록. 어느 날 아침 페리스(매튜 브로데릭)은 문득 "인생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고 생각하곤 꾀병을 부려 학교를 빠지는 데 성공한다. 그는 절친 카메론(앨런 릭)과 여자 친구 슬로안(미아 사라)를 조퇴로 빼내고, 다이나믹한 하루를 계획한 삼 인방의 일탈이 이어진다.

최근 카메론의 아버지가 구입했다는 고가의 빨간 페라리까지 훔친 이들은 고급 레스토랑에도 갔다가, 미술 작품도 감상했다가, 시가행렬의 무대에 뛰어들어 비틀즈의 노래를 열창하기도 한다. 영화 평론가 스티븐 슈나이더는 <페리스의 해방>이 "모든 사춘기 소년의 꿈이자 모든 부모의 악몽"이라고 말했다. 비상한 잔꾀로 어른들의 의심을 하나하나 피해 가는 페리스라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 히어로 영화 <데드풀>의 몇몇 장면은 <페리스의 해방>을 그대로 오마주한 패러디이기도 했다.

청춘 스케치, 1994

-내 자본주의의 괴물이 되지 않으리

X세대 청춘들의 표상을 그리는 <청춘 스케치>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을 묘사한다. 레이나, 비키, 트로이, 새미는 함께 대학을 졸업한 동기지만 생활 방식은 각자 다르다. 주인공 레이나(위노나 라이더)는 텍사스 방송사에 입사해 창창한 미래를 꿈꾸지만 보수적인 상사들에 치여 좌절만 반복한다.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한 트로이(에단 호크)는 돈을 버는 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나 자신이 되는 일에 몰두한다. 새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며, 비키는 의류 매장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친구들의 일상을 캠코더로 촬영하는 취미가 있는 레이나는 남자친구인 방송국 부사장 마이클(벤 스틸러)의 도움으로 친구들의 다큐멘터리를 출시하려 하지만, 자극적으로 편집된 영화는 친구들을 대책 없는 꼴통들로 묘사해 버렸다. 꿈을 실현하거나, 돈을 벌거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녹록지 않은 세상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을 스케치하는 영화.

조찬 클럽, 1985

-우린 정말 문제아인 걸까

존 휴즈의 <페리스의 해방> 이전에 <조찬 클럽>이 있었다. 두 작품 모두를 연출한 존 휴즈 감독은 10대에 관한 명민한 이해가 돋보이는 성장 드라마로 인정 받게 된다.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다섯 명의 학생들이 토요일마다 학교에 남는 벌을 받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이들이 바로 '조찬 클럽(Breakfast Club)'이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해 거친 반항아가 된 존(쥬드 넬슨), 승부에 집착하는 아버지 때문에 동료와 싸움을 한 레슬링 선수 앤디(에밀리오 에스테베즈), 성적 압박으로 자살 기도까지 한 브라이언(안소니 마이클 홀), 부모의 잦은 다툼에 사치에 빠진 클레어(몰리 링왈드), 관심을 받기 위해 괴상한 행동을 일삼는 알리슨(앨리 쉬디)까지. 이들을 모은 건 선생이지만 정작 그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다.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은 그런 선생의 무관심 뒤에서 각자의 상처를 터놓으며 나름의 유대를 쌓는다.

볼륨을 높여라, 1990

-위험하지만 짜릿한 해적 방송

<엠파이어 레코드> 감독 앨런 모일의 다른 작품. <볼륨을 높여라>는 고교생 마이크(크리스찬 슬레이터)의 흥미로운 이중생활을 보여준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고 유령처럼 학교에 다니는 내성적인 마이크. 그러나 밤 10시가 되면 그는 어른들의 이중성, 폭력성에 일침을 날리고 또래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는 해적 방송의 DJ가 된다. 선생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혼을 내주고, 각종 성 상담까지 해주며, 수위 높은 가사가 실린 음악을 트는 등 마이크의 방송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밤마다 라디오 볼륨을 키우고 열광한다. 그러던 중 극심한 우울을 사연으로 남겼던 학생이 목숨을 끊자, 마이크는 망연자실하며 방송을 그만둔다. 하지만 열 명의 어른보다 한 명의 진실된 목소리가 필요했던 학생들의 응원에 힘입어 해적 방송을 이어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십 대들의 나비효과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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