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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마늘> 시놉시스 & 시나리오
2002-05-03

제4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당선작 <마늘> 시놉시스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월하도로 내려온 은이는 심한 불안증세를 보인다. 월하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우연히 접한 신문기사엔 그녀의 애인인 준서와 그의 여자 세린의 살인사건이 실려 있다. 아무도 모르게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칼을 바다에 던진 은이는 버스 안에서부터 자신을 지켜보던 남자 영훈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은이 집에 찾아오는 전경 영훈은 은이를 보자마자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반말을 해대고, 은이는 그런 영훈에게서 준서를 본다. 영훈 역시 애인의 변심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중. 이들은 서로의 닮은 상처를 위로해간다.

어느날 영훈에게로 부쳐진 옛 애인의 편지 때문에 은이와 영훈의 사이는 급속히 냉랭해지고, 때맞춰 강력계 민 형사와 조 형사가 월하도 은이 집에 들이닥친다. 준서와 세린의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은이는 완강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은이는 살인현장에서 가져온 준서와 세린의 섹스비디오를 다시 보게 되는데, 거기에는 의외의 진실이 숨어 있다.

당선작 <마늘> 시나리오

S#1. 프롤로그

한 여름, 승객이 별로 없는 한가한 시골버스 안. 반듯한 군복차림에 군모를 깊게 눌러쓴 남자(영훈). 일간신문을 보고 있다. 그러나 가만 보면 그는 신문기사가 아닌 ‘오늘의 운세’를 보는 중이다.

정류장에서 시골 아낙 두어명이 내리면 영훈은 눌러쓴 군모 탓에 입술과 턱만 보이는 채로, 버스 안을 휘 둘러본다. 한곳을 응시하더니 고개를 돌리는 영훈. 무언가 생각난 듯 무뚝뚝하게 다문 입술이 씨익 웃는다. 다시 한번 고개 돌려 방금 전의 방향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군모를 벗더니 양 손가락으로 사진기의 프레임처럼 사각형을 만든다. 사각형 안으로 보이는 여자(은이)의 슬픈 얼굴. 여자를 계속 바라보다 손을 거두고 이내 심각해지는 영훈.

영훈(Na)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첫번째는… 표정이다.

영훈, 여자가 바라보는 차창 밖으로 고개 돌리면 어느새 푸른 빛의 바다가 출렁인다. 그 위로 타이틀.<마늘>

S#2. 오피스텔 복도(밤)

케이크 상자를 든 은이, 퇴근하는 차림새로 701호의 벨을 누른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벨 한번 더 누르고 그래도 인기척이 없자 핸드백을 뒤적거리는데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문을 요란하게 두드리며,

은이 준서씨!

그순간, 벌컥- 하고 702호의 문이 열리고 30대 초반의 젊은 여자가 밖을 내다보다 은이와 눈이 마주친다. 은이, 무안한 얼굴로 미안하다는 듯 가볍게 목례한다. 옆집의 문 닫히면 그녀는 벽에 기대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확인한다. “9시까지 와.”

은이, 다시 한번 벨 누르는데 안에서 문 따는 소리 들리면 표정이 금세 환해지며,

은이 해피버스데이 투유!(하다가 멍해진다.)

S#3. 준서 오피스텔 안

이제 막 일을 마친 것 같은 어수선한 침대. 그 아래엔 여자와 남자의 속옷이 함부로 떨어져 있고, 욕실에서 나는 소리인 듯 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가슴이 비칠 듯 말 듯한 흰색 원피스 차림의 여자(세린),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은이, 차마 못 볼 걸 본 기분이다.

세린 난 삼각관계 같은 건 딱 질색이에요. 그러니까 그쪽이 알아서 정리해요.

은이 언제, 부터였어요?

세린 (담배연기 내뿜으며) 글쎄. 기억이 안 나네.

한손에 담배를 들고 바닥에 떨어진 준서의 팬티를 들어올리며 보란 듯이,

세린 보면 모르겠어?

세린, 욕실쪽 바라보면 은이도 그쪽을 본다. 세린은 부드럽게, 은이는 배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계속해서 들려오는 물소리.

S#4.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열리고 안에서 30대 중반의 남자가 나와 은이를 힐끔 보고는 701호쪽으로 걸어간다. 은이, 케이크 상자를 들고 힘없이 안으로 들어가 버튼도 누르지 않은 채 서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동굴 속에 갇힌 짐승처럼 바닥에 웅크리는 은이. 이윽고 고개를 드는 그녀의 눈빛에 독기가 서린다. 그 위로 둔탁한 풍금소리가 들려온다. 은이는 들고 있던 케이크 상자를 문쪽을 향해 앙칼지게 처박는다.

S#5. 준서 오피스텔 / 욕실

아무도 없는 욕실. 샤워기와 세면대에서 쏟아지는 물소리만이 폭포수처럼 소란스럽다. 안으로 들어와 물을 잠그는 세린의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번진다.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막 어디론가 전화하려는데 벨소리 울리고, 통화하는 세린.

세린 좀전에 왔다 갔어. 잘 끝냈지. 약속은 지킬 거지? (다급하게) 여보세요? 야! (신경질적으로 폴더를 닫으며) 싸가지!

S#6. **모텔.(같은 시각)

모텔 주차장에서 나오는 준서, 입구를 향해 걸어가더니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와 통화한다.

준서 나야… 알았어.

S#7. 버스 안

S#1의 버스 뒤쪽 창가자리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는 은이의 뺨으로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눈물을 훔치는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반지. 소란스런 잡담과 함께 버스가 종점에 멈춘 듯 차 안의 승객들이 모두 일어서 내리기 시작한다. 군복 차림의 영훈도 은이를 바라보다 신문을 자리에 던져두고 일어선다. 반쯤 접힌 신문으로 카메라 다가가면 접혀진 부분으로 “전라의 엽기 살인극”이라 적힌 헤드라인 보인다.

S#8. 선착장

시골의 소박한 여객터미널인 듯 크고 작은 여객선이며 목선들이 선착장 가득 생선가시처럼 얽혀 있다. 부둣가에 선 은이, 금방이라도 바닷물에 빠질 듯한 자세로 발끝을 점점 바다쪽으로 내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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