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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⑧] <사랑의 3부작> 야론 샤니 감독 - 사랑은 언제 의미를 갖는가
장영엽 사진 천윤기 2019-10-16

“어떤 작품부터 봤나?”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야론 샤니 감독이 기자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인연>(1편), <속박>(2편), <부활>(3편)이라는 부제를 가진 <사랑의 3부작>을 어떤 순서로 관람했는지가 궁금하고, 그로부터 어떤 감흥을 느꼈는지 듣고 싶다는 것이다. <부활> <인연> <속박> 순(3-1-2)으로 보았고 세편을 관람한 뒤 다시 <부활>이 보고 싶어졌다고 말하자, 야론 샤니 감독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3부작 영화를 어떤 순서로 보아도 무방하며, 세편을 모두 본 관객이 다시금 어떤 작품으로 돌아가 디테일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랑의 3부작> 시리즈는 지난 2009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실상을 담은 영화 <아자미>로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스라엘 감독 야론 샤니의 차기작이다. <인연>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속박>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인 <부활>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었다. <아자미>를 마친 뒤 휴식기를 가졌던 야론 샤니 감독은 두딸의 육아에 전념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3부작>을 구상했다. “부모가 되고 나서 인생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그는 “딸들을 통해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상실했던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3부작을 통해 그가 그려내는 사랑은 늘 고통의 감정을 동반한다. 야론 샤니 감독은 “사랑이 누군가에게 강렬한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은 인생에 있어 고난을 겪거나 깊은 외로움을 느낄 때인 경우가 많다”며 “사랑은 우리를 굉장히 위험하고 절박한 상황으로 데리고 간 다음 그 안에서 다시 삶의 의미를 찾게 해준다는 점에서 예술과 닮았다”고 생각을 밝혔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극중 인물들이 구현하는 사랑과 고통의 감정이, 촬영을 시작하기 전 1년여간 극중 인물로 살아가는 과정을 거친 비전문배우들의 꾸밈없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을 가상으로 구현한 다음, 픽션의 세계 속으로 비전문배우들을 초대해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을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담아내는 독특한 작업 방식은 야론 샤니 감독의 차기작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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