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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이별해서 다행이다 - 리앤 라 하바스 《Lianne La Havas》

상실은 영감의 원천이다. 3집 《Lianne La Havas》로 돌아온 리앤 라 하바스 역시 사람을 만나고 이별한 5년 동안의 이야기로 노래를 지었다. 2012년과 2015년, 각각 발매한 앨범들이 큰 성공을 거두자 본 이베어, 얼리샤 키스, 콜드플레이 등 톱 아티스트들이 리앤 라 하바스에게 연락을 했다. 그 음악가 중에는 프린스도 있었다. 프린스가 런던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2016년 친구이자 멘토였던 프린스를 잃은 리앤 라 하바스는 그가 남긴 말을 새기며 음악 작업을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이즈음 LA에서 살던 남자친구와의 이별도 경험하는데, 같은 분야에 종사하던 남자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잃어가던 음악가로서의 자존감도 이별 후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음악적 영감으로 승화시킨다. 그리하여 리앤 라 하바스는 3집 앨범 《Lianne La Havas》에서 비로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전 작들보다 덜 화려해진 편곡은 리앤 라 하바스의 숨결에까지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허스키한 숨결이 닿은 노랫말들은 그녀의 취향과 영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운드와 만나 완벽한 쌍을 이룬다. 타이틀곡 <Please Don’t Make Me Cry>에서 반복되는 기타의 담담한 질감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닉 하킴의 섬세한 연주로 구현된다. 그렇다고 정통 솔과 R&B만이 리앤 라 하바스가 가진 전부는 아니다. 4번 트랙 <Can’t Fight>는 영국의 톱 프로듀서 무라 마사와의 협업을 거쳐 홀가분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팝 트랙으로 태어났고, 라디오헤드의 노래를 커버한 <Weird Fishes>는 원곡자인 톰 요크의 목소리를 잊게 만든다. 네 목소리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고, 네 노래는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다고, 네 외모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얘기하던 사람과의 이별이 오히려 리앤 라 하바스에게 《Lianne La Havas》라는 수작을 선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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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시몬 <Lilac Wine>

리앤 라 하바스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뮤지션 중 한명인 니나 시몬이 부른 <Lilac Wine>. 1950년 제임스 셸턴이 처음으로 불렀고 이후 최근까지도 수많은 뮤지션이 부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고통이 니나 시몬의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더욱 깊어진다.

인디아 아리 <Video>

리앤 라 하바스는 종종 2000년대 초반 활동하던 어쿠스틱 솔 싱어송라이터 인디아 아리와 비교되곤 한다. “But, I Learned to love myself unconditionally/ Because I am a queen”(하지만 나는 조건 없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왜냐하면 나는 여왕이니까요)이라는 가사로 여성의 주체성을 노래한 <Video>는 리스너뿐만 아니라 동시대 여성 뮤지션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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