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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작 <K-19>
2002-05-15

잠수함에서 생긴 일

1961년 노르웨이 북대서양 근방의 해저, 소련 최초의 핵탄두 잠수함인 K-19은 첫 항해 도중 원자로 냉각기가 고장나고 만다. 모든 통신이 두절된 채, 나토 기지와 가까운 그곳에서 원자로가 폭발한다면, 오해와 불신이 쌓인 동서양 진영은 제3차 세계대전으로 돌입할지도 모른다. K-19을 이끄는 함장 보스트리코브(해리슨 포드)와 부함장 폴레닌(리암 니슨)은 선원들의 생명과 인류의 운명이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K-19>은 무엇보다 뛰어난 연기와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두 배우에게 의존하는 영화다. 6천만달러라는, 잠수함이 등장하는 대규모 액션영화치고는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진 <K-19>는 <크림슨 타이드>나 <붉은 10월>이 그랬듯, 개인의 영역을 초월한 막중한 책임을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에게 맡겼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회오리치는 긴장감을 표현하는 데 그들보다 더 적절한 배우는 없을 것이다.

감독 캐스린 비글로 역시 <K-19>를 기대하게 만드는 또 다른 한축이다. 그녀는 <폭풍 속으로> <스트레인지 데이즈> 등 여성 감독으로는 유례없을 정도로 선 굵은 액션영화를 만들어왔던 감독. 그녀는 역사의 한순간을 뒤흔들었고 지금은 박물관에서 과거를 추억하고 있는 잠수함 K-19를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 실제 1960년대 제작된 러시아 잠수함을 개조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캐나다, 아이슬란드를 넘나들며 촬영된 <K-19>는 특수효과가 범람하는 요즘, 사람의 힘을 기대하게 하는 보기 드문 영화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