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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프로덕션 전격 분석 - 모그 음악감독이 말하는 사운드 컨셉
송경원 2020-12-29

압도하는 사운드의 감

음악감독을 맡은 모그는 “사건과 무드 속에서 일어나는 케미스트리”라고 했다. 멜로디를 통해 기쁨, 슬픔 등 정확한 감정을 지시하는 대부분의 음악과 달리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운드를 통해 정서적으로 관객을 밀어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인과관계나 감정을 설명하는 사이 속도감이 늘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일부러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스코어를 최대한 활용해 이질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냈다”라는 설명이다. 타이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상상하기 힘든 미지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주고자 전자음을 자주 사용하는 식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하 <다만악>)의 사운드 컨셉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압도’다. “영화가 가진 에너지를 얼마나 장면 속에 휘감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멜로디보다 화면 내 사운드, 총기 소리, 육박전의 타격음, 캐릭터의 발소리 등을 극대화시켰다.”

캐릭터마다 음악으로 개성을 부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무자비한 살육자 레이(이정재)가 첫 등장하는 장례식장에서 사운드는 야쿠자들의 동작과 인사, 복도를 걸을 때의 박자에 맞춰서 점차 증폭된다. “레이의 경우 전자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계적인 느낌을 부각했다. 마치 외계인처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표현했다. 반면 인남(황정민)은 좀더 어쿠스틱하고 투박한 느낌을 살렸다.

유이(박정민)의 경우엔 <트루 로맨스>(1993)의 <Wounded Bird>를 부르며 첫 등장한다. 그 밖에도 타이 현지의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최대한 활용해 현지 느낌을 살렸다.” 모그 음악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폭력의 당위를 설득하는 대신 순수한 오락영화로서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핵심에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음악, 사운드 몽타주가 있다. “니콜라스 빈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2011)와 흡사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텐데, 그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간 레트로 감성이다. 굳이 말하자면 1980년대 프랑스 누벨 이마주 영화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레오스 카락스의 <소년, 소녀를 만나다>, 장 자크 베넥스의 <베티 블루>, 뤽 베송의 <그랑 블루>에서 엿볼 수 있는 인공적이면서도 탐미적인 접근이랄까. 이렇게 스타일리시한 작업은 나에게도 도전이었다. 창작자로서 이런 실험적인 작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건 귀중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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