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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말 먼 곳'의 세 배우 강길우·홍경·이상희 - 풍경에 잠기다
씨네21 취재팀 사진 백종헌 2021-03-11

홍경, 강길우, 이상희(왼쪽부터).

‘정말 먼 곳’에는 구원이 있을까? 모종의 상처를 안고 서울을 떠난 남자 진우(강길우)는 강원도 화천에 터를 잡고 딸 설(김시하)을 보살핀다. 마음씨 좋은 목장 주인인 중만(기주봉) 가족과 안락한 새 울타리를 이룬 그의 삶은, 얼마 못 가 도시에서 찾아온 연인 현민(홍경)과 쌍둥이 동생 은영(이상희)의 출현으로 시련에 처한다. 먼 곳이 가까운 곳이 되자 상처는 허무하리만치 금세 반복된다.

이상희, 강길우, 홍경(왼쪽부터).

혼수상태의 연인을 뒤로하고 일상을 살아내는 한 여자의 조용한 비탄을 성찰했던 데뷔작 <한강에게>(2018)에 이어, 박근영 감독은 <정말 먼 곳>에서 안식을 방해받는 연인들의 슬픔 속을 유유히 산책한다. 강원도의 눈부신 가을 풍광에 매혹되었다가 아득히 안개 낀 숲속에서 정신을 차릴 때까지 걸음은 계속된다.

묵묵히 제 몫의 일상에 육체와 마음을 헌신하는 남자 진우, 그의 차분한 파트너이자 시골 중년들에게 활기를 돋우는 젊은 시인 선생님 현민, 이방인에게 주어진 기다림의 시간을 익혀가는 은영도 어느새 우리 곁에 서 있다. 여전히 정말 먼 곳의 기운을 간직한 사람들처럼, 설핏 쑥스러운 자태로 표지 촬영장에 나타난 세 배우 강길우, 홍경, 이상희를 만났다. 특유의 담담하고 말간 기운들이 또 한번 조용히 풍경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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