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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두 번째 엔딩>

김려령·배미주·이현·김중미·손원평·구병모·이희영·백온유 지음 / 창비 펴냄

이야기가 끝난 후 주인공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함께하던 세계가 갑자기 문을 닫은 후 홀로 밖으로 내쳐진 독자들은 후일담이 궁금하다. 특히 그 주인공이 어딘가 존재하는 사람처럼 생생하고, 외로운 아이들이라 제발 어디서든 잘 살아주길 응원했다면 더더욱. <두 번째 엔딩>은 독자들에게 크게 사랑받은 소설들의 뒷이야기를 엮은 소설집이다.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은 후 그 아이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을지 다정히 안부를 전해주거나, 전작에서는 조명하지 않았던 미지의 인물을 통해 작중 세계관을 확장하는 식으로 소설에 뜨개실을 이어 붙였다.

학교 폭력으로 세상을 떠난 동생의 비밀을 찾아 나서는 언니의 이야기 <우아한 거짓말>(김려령), 감정이 고장난 소년이 사고로 가족을 잃은 후 다른 소년과 관계 맺으며 공감에 대해 알아가던 <아몬드>(손원평),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아 ‘이불 아기’로 불리던 아이가 성장하며 삶을 회복해가는 <유원>(백온유) 등 창비 청소년문학으로 소개됐던 소설 8편의 후일담이다. 사실 <두 번째 엔딩>은 전작을 읽지 않은 독자가 별개로 읽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 독자 못지않게 작가들 역시 주인공이 잘 지내길 바랐는지, 두 번째 낸 결과물들은 모두 경쾌하고 희망적이다.

청소년 문학을 읽을 때, 작품에 감정적으로 더 이입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 그 시간을 버텨낸 사람이며 주인공인 아이들이 약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어른에게 빼앗기기도 하고, 보호는 받지 못하면서 의무만 강요받기도 한다. 탈북을 계획하는 엄마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보통의 꿈>의 미래처럼, 아버지의 빈정거림을 이겨내고 농부의 꿈을 키우는 <나는 농부 김광수다>의 광수처럼, 아이들은 무방비하게 상처받는다. 그럼에도 8개의 청춘을 지켜보는 일이 덜 불안했던 이유는 이들이 누구보다 사려 깊고 씩씩하기 때문이다. 만지, 정후, 미래, 광수, 윤재, 이시아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삶을 잘 지켜낼 거라 믿는다.

보통의 꿈

보통들 바라는 거, 미래도 그런 걸 바랄 뿐이었다. 보통의 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링그에서 뛰는 것. 온 힘을 다하는 것. 엄마가, 아빠가, 오빠가 그리고 할머니가 그런 미래를 보아주는 것. 서로를 지켜봐주는 것. 비밀이 생기면 은화한테 털어놓을 수 있는 것. 대단할 거 하나 없는 꿈이었다. 하지만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꿈이었다.(104~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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