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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영화제 프로그래머' - 매년 새로운 기획을 현실화시킨다
배동미 사진 백종헌 2021-04-26

영화계 현직자들이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는 ‘커리어’ 지면의 세 번째 주인공은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다.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 프로그래머가 된 그는 전주영화제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프로그래머가 된 인물이다. 영화감독, 영화과 교수, 영화기자 등 영화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다가 프로그래머가 된 경우와 달리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다져왔다. 국내에 몇 없는 남미영화 전문가로 꼽히며,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영화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는 그는 현재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바쁜 그를 만나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이들을 대신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프로그래머는 어떤 일을 하나.

=프로그래머는 일종의 기획자다. 영화제의 예술적 방향을 결정하고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가 무엇인지 방향을 잡고 기획한다. 기술적으로 말하면 영화를 고르는 사람이지만 예술적으로 해석한다면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발견해 영화의 위상을 세워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제에서 영화를 상영하기까지 프로그래머는 어떤 업무를 하나.

=영화제 경쟁작은 공식적으로 공식 접수를 받는다. 전세계에서 온 700~1천편의 영화를 가능한 한 모두 보고 고른다. 또 해외영화제에서 만나는 제작사나 배급사로부터 추천받은 영화들을 본 뒤 전주영화제의 성격과 맞고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선정한다. 영화 선정을 마무리하면 프로그래머의 일이 끝나는가 싶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선정 이유를 글, 인터뷰, 언어로 풀어야 한다. 카탈로그에 글을 쓰고,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프로그램 노트를 쓰고, 책자를 쓰고, 외부에서 비평을 모으는 작업을 한다. 그런 다음, 혼자서 영화를 다 소개할 수 없으니 영화제가 열릴 때 가장 최상의 상태로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할 수 있는 모더레이터를 배치하는 일도 한다.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되는 길은 무엇인가.

=답은 없다. 나는 2004년 전주영화제 프로그램팀에서 일을 시작해 영화제와 KT&G상상마당 시네마 등에서 일했다. 그러다 서른을 맞아 남아메리카로 훌쩍 떠났다. 아르헨티나에 갔는데, 우연히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에 갔고, 아르헨티나 다큐멘터리를 봤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고 감명받아 Q&A 행사를 끝내고 나오는 프로그래머를 붙잡고 “한국에서 온 영화인인데, 한국영화 특별전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마침 그는 한국영화를 아르헨티나에 소개해온 사람이었다. (웃음) 타이밍이 잘 맞았다. 평소 일하면서 만났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인사에게 연락해서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을 하고 싶은데 지원할 계획이 없냐고 문의했더니 마침 영진위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콘택트 포인트를 찾던 참이라고 했다. 그길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영진위 중남미 주재원으로 일했다. 2019년 전주영화제로부터 프로그래머 제의를 받아 전주영화제에 왔다.

-그렇다면 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이들은 제의가 오거나 공채가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기다린다기보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재밌는 걸 찾는 게 좋다. 이를테면 온라인에 자기만의 기획을 올려 주목받을 수도 있고, 영화제나 극장에서 모집하는 관객 프로그래머 자리에 지원하거나 지역 영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코디네이터나 큐레이터에 도전할 수도 있다.

-프로그래머에게 학벌이 중요한가.

=꼭 그렇진 않다. 나는 대학에 가는 대신 대안학교 하자센터를 나왔다. 우리가 예술 영역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학벌보다 오히려 전문성이 큰 영역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이 프로그래머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프로그래머는 매년 새로운 기획을 생산한다. 그래서 추진력을 갖고 자기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능력도 중요하다. 또한 영화를 소개해서 관객이 어떤 기쁨과 슬픔의 메시지를 받을 것인가에 설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영화 프로그래머 입문자들에게 추천합니다

김옥영 <다큐의 기술>, 에밀리 디킨슨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 B. 루비 리치 <뉴 퀴어 시네마: 디렉터스 컷>

“<다큐의 기술> 대신 ‘기획의 기술’, ‘삶의 기술’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담긴 책이다. <다큐의 기술>과 에밀리 디킨슨이 쓴 <모두 예쁜데 나만 캥거루>는 힘들 때마다 읽는 책이고, B. 루비 리치의 <뉴 퀴어 시네마: 디렉터스 컷>은 올해 특별전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을 만들면서 만난 책이다. B. 루비 리치는 1990년대 선댄스영화제에서 ‘뉴 퀴어 시네마’란 단어를 쓰면서 이 분야를 공식화한 인물이다.”

Filmography

2019~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17~19 다큐멘터리 웹진 <DOCKING> 에디터

2014~16 인천다큐멘터리포트 프로젝트팀 팀장

2014 부에노스아이레스한국영화제 창설

2013~18 영화진흥위원회 중남미 주재원

2012 영화진흥위원회 남미 코디네이터

2011~12 한국-아르헨티나 수교 50주년 기념박람회 기획사무국장

2009~10 전주프로젝트마켓 다큐멘터리 피칭 담당

2008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코디네이터

2007 KT&G상상마당 시네마 개관 멤버

2006 호주 아이맥스 시드니 극장 스탭

2004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팀

2004~05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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