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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무라카미T>
이다혜 사진 백종헌 2021-05-18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권남희 옮김 / 비채 펴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고 큰 짐이 되지 않아서, 때로는 사람들을 광고판으로 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티셔츠는 각광받는 홍보용 굿즈이자 기념품이다. 목 주변이 늘어나도록 입고도 애착이 남아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티셔츠가 있고, 더이상 입지 않아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이사할 때마다 옷장에 자리를 차지하는 티셔츠가 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도 티셔츠는 그런 물건이다. 심지어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견한 1달러짜리 ‘TONY TAKITANI’ 티셔츠가 소설 <토니 타키타니>의 영감을 제공했다니 그에게 티셔츠는 단순히 입고 버리는 물건에 그치지 않는 모양이다. 티셔츠를 좋아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잡지에 연재한 애착 티셔츠 이야기를 묶은 책 <무라카미T>가 출간됐다.

<무라카미T>는 티셔츠 이야기인 동시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글이다. 앞서 언급했듯, 티셔츠의 ‘도안’은 무언가를 알리기 위한 내용을 담을 때가 많으며 티셔츠 이야기를 하려면 그것을 산 장소에 대해 언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위스키. 위스키 회사에서 만든 티셔츠들이 몇장 실려 있는데, 정작 글의 내용은 위스키 마시는 법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소가 많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그중에서도 아일라섬에 갔을 때 배운 ‘트와이스 업’ 방식으로 위스키를 마신다고 한다.

아일라섬 주민들이 가장 맛있게 마시는 법이라며 알려주었다. 잔에 위스키를 따르고, 거기에 동량의 물(상온)을 부어 저어 마시면 끝. 하지만 정작 거기서 사온 위스키 로고 티셔츠들은 알코올의존증으로 보일까 싶어 자주 입지 않는다. 위스키 티셔츠만 있을 리 없다. 맥주 브랜드 도안 티셔츠도 여럿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굿즈로 만든 티셔츠는 한국 팬들에게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은 물건들일지도. 귀엽고 개성 있는 동물 그림 티셔츠, 동물 중에 유독 여러 장 있는 곰 도안의 티셔츠, 꾸준히 달리기를 해왔고 마라톤 출전도 여러 차례 했던 그가 직접 뛰고 받은 기념 굿즈도 있다. 지금까지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집대성한 듯한 리스트업이다.

‘해마다 열리는 북세일’ 티셔츠

“Got Books?” 책은 어떠세요? 여러분, 날마다 바쁘게 지내시겠지만, 부디 짬을 내서 책을 읽어주세요. 책을 사주지 않으시면 작가는 생활을 할 수 없어요. 이것도 호놀룰루의 중고매장에서 샀다.(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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