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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가 싫은 두세가지 이유
2002-05-20

제55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5월13일, <BBC> 라디오 <파이브 라이브>의 영화평론가 마크 커모드가 칸영화제에 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칸영화제가 열리는 지역 전체가 바다로 가라앉는다 해도 슬프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커모드는 몇 가지 이유와 에피소드를 들며 자신이 왜 칸영화제를 싫어하는지 구구절절 밝혔다.커모드는 칸영화제가 햇빛이 빛나는 프랑스 해변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진정한 영화광이라면 어두컴컴하고 눅눅한 장소에 있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이유들은 좀더 칸영화제의 정곡을 찌른다. 커모드는 칸영화제는 사실상 영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의례에 불과하며, 영화제가 열리는 크로와제 해변을 가득 메운 무리는 가십을 찾아 헤매거나 초대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저널리스트들이라고 비판했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든 건지 영화제가 마음에 안 든 건지 헷갈려서” 로버트 알트먼의 <캔자스 시티>를 두번 봐야 했다는 커모드는 공식상영이 아침 8시에 잡혀 있다는 점 역시 칸영화제를 싫어하게 만든다고 토로했다.그가 결정적으로 칸을 외면하게 만든 영화는 편집도 채 끝나지 않은 상태로 상영된 <아마겟돈>이었다. 동료 평론가의 권유로 상영관을 찾은 커모드는 보안 요원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다 받았고, 결국 ‘골 빈 영화’라는 결론만 얻었다. 동시에 그는 칸영화제가 그토록 북적대는 까닭이 바로 마켓에 나온 할리우드영화와 그 출연진 때문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날 이후 그는 칸에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고 한다. 매년 3천명 이상의 취재진이 몰리는 칸영화제는 올해는 5월15일 개막해 26일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