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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헤어조크 (Werner Herzog)

1942-09-05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6.7

/

네티즌7

기본정보

  • 다른 이름베르너 헤어초크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2-09-05
  • 성별
  • 신장/체중185cm

소개

대표작 <침묵과 어둠의 대지>, <위대한 피츠카를도>, <이자벨 아자니의 뱀파이어>, <최후의 등정 세레토레>

베르너 헤어조그는 1970년대에 이른바 “새로운 독일영화”를 이끌었던 독일 감독들 중에서도 가장 괴짜이면서 독창적인 감독이었다. 헤어조그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나 장 마리 슈트라우프처럼 진보적인 영화노선을 걷지 않았다. 그의 영화의 분위기는 차라리 시대착오적일 만큼 낭만적이다. 그러나 그의 영화는 일관되게 사회의 외톨이를 묘사했다. 외톨이에 주목하면서 그의 영화는 주류영화의 틀에서 벗어나고 사회에 대해 공격할 채비를 갖춘다. 정상인이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 혹은 사회의 부적응자가 보통 그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유형이다.

헤어조그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침묵과 어둠의 대지 Land des Schweigens und der Dunkelheit>(1971)의 주인공은 못 보고 못 듣는 여인이다. 그러나 헤어조그가 이 여인을 보는 관점은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다. 그 여인을 둘러싼 사회의 어떤 차별에 주목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여인을 존경하는 시각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삶은 정상인의 삶보다 더 가치있기 때문이다. 보고 들을 수 있는 정상인들은 얕은 경험의 잣대만을 지니고 사회에 안주하지만 이 여인은 그런 정상인, 문명화된 정상인의 선입견에서 자유롭게 벗어나 자기 식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헤어조그는 문명이라는 것이 시작되면서 인간 사회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아귀레, 신의 분노 Aguire, Wrath of God>(1972)는 아마존의 밀림으로 군대를 이끌고 들어가는 스페인 장군 아귀레의 모험담이다. 아귀레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마존과 엘도라도 산맥의 장엄한 풍경 속에서 병사들은 하나둘씩 죽어 쓰러지고 나중에는 반란이 일어난다. 혼자 남은 아귀레는 딸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중얼거린다. ‘나는 신이다’. 아귀레의 망상을 서구 제국주의자의 망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아귀레는 헤어조그적인 영웅의 전형이다. 베르너 헤어조그는 그 자신이 아귀레처럼 살았다. 그의 영화 경력은 말 그대로 불가능한 모험을 시도하는 투쟁의 역사였다. <아귀레, 신의 분노>를 찍을 때 정글 속의 피로와 고통으로 거의 착란 상태에 빠진 주연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는 헤어조그에게 총을 겨눴다. “영화를 그만 찍을 테냐, 아니면 여기서 죽을 테냐.”

헤어조그가 보는 바람직한 사회는 자연의 숭고한 풍경이 항상 곁에 있는, 문명화되지 않은 사회이다. <스트로첵 Strozek>(1977), <보이체크 Woyzeck>(1978), <위대한 피츠카를도 Fitzcarraldo>(1982) 등의 영화를 통해 서구의 문명 사회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헤어조그의 생각은 광인, 기괴한 사람, 사회로부터 추방된 사람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다. 80년대 중반 이후에 헤어조그는 세계 영화평단의 관심권에서 다소 멀어졌지만 그의 모험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걸프전으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헤어조그는 카메라를 들고 쿠웨이트로 달려갔다. 살육이 벌어지고 있을 때 그는 불타는 쿠웨이트의 유전을 찍었다. 이 영화는 1992년에 <어둠 속의 강의 Lektionen in Finsternis>라는 제목을 달고 공개되었다. 관객들은 50분이 조금 넘는 그 중편 기록영화에서 어떤 묵시록적인 계시를 느꼈다고 한다. 헤어조그는 그저 사회에 대항하지 못하고 미쳐가는 서구 예술가의 전형인가, 아니면 종말을 일러주는 예언자인가. 누구도 진지하려고 하지 않는 지금, 광기야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는 그의 영화는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b>[씨네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