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민지하인 1930년대 말, 독일에서 고고학을 강의하던 이교수는 죽음을 맞이하여 외국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고국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폐가가 되어 버린 고향집에서 외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의 죽음을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은 잃어버린 어린시절을 찾아나서는 시간 여행으로 이어져,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삶들을 만난다. 그가 만나게 되는 과거의 사람들은 언제나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어머니를 비롯해 아버지, 여자친구였던 영애, 그리고 어릴 때의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그 마을에 사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무녀와의 만남은 늙어가는 이교수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마을을 걸레 조각들처럼 떠돌아 다니는 문둥이들에게서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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