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비주얼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던 영화 <씬 시티>(엔터원 출시)가 오는 13일 DVD로 선보인다.
만화 원작과 똑같은 영상을 재현하기 위해 브루스 윌리스, 제시카 알바 등이 연기한 실사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과 합성하는 제작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DVD 역시 그러한 디지털 기술에 힘입은 압도적인 화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본편은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DTS 5.1 사운드를 지원하며 부록으로는 제작과정을 담은 짤막한 부가영상을 수록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포함한 확장판이 선보일 예정인데 국내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막강 비주얼 <씬 시티> 13일 국내 출시
-
“현실의 문제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다룬다”
지난 11월18일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무렵, 영화평론가 김봉석과 <도쿄 데카당스>의 원작 소설가이자 영화를 연출한 무라카미 류 감독이 무라카미의 숙소에서 만났다. 어휘 선택이나 언어 구사에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하는 무라카미 류가 말하는 무라카미 류.
-드디어 한국에서 <도쿄 데카당스>가 상영된다. 개인적으로도 몇년 만에 다시 봤는데, 여전히 재밌었다. 과거 작품들에서 흔히 다뤘던 사도마조히즘(SM)이나 폭력, 마약에 관한 것들이 “과거 일본사회에서는 은폐된 것이었으나 지금은 일상이 됐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 인터뷰 내용을 봤다. 어떤 관점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듣고 싶다.
=그것은 시대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1988년에 나왔다. 그 당시에는 은폐되어 있던 요소들이 최근에는 일반화됐기 때문에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식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설
무라카미 류의 작품세계 [2] - 인터뷰
-
원작 소설 <토파즈>가 출간된 것이 1988년. 영화 <도쿄 데카당스>가 타오르미나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이 1992년. 그러나 한국에서 <도쿄 데카당스>가 개봉되기까지는 14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일본 대중문화의 금지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성인용’이란 딱지 때문이었고, 다시 ‘검열’이 문제가 되었다. 한국 영화심의제도의 기만성을 여실히 폭로한 <도쿄 데카당스>는 10년의 시간이 넘게 흐른 뒤에도, 여전히 ‘문제적’ 영화임을 증명했다. <도쿄 데카당스>의 홍보를 위해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무라카미 류에게 그의 영화와 소설, 그리고 근황을 물어보았다.
<도쿄 데카당스>는 사도마조히즘(SM)클럽에서 일하는 아이의 일상을 따라간다. ‘일상’이기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는 전혀 다르다. 낯선 남자에게 수치스러운 말을 듣고 성적 학대를 당하거나, 목을 조르거나 채찍을 치기도 한다. 헤어진 애인의 흔적을 따라
무라카미 류의 작품세계 [1]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선배이자 평생 동료로서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를 이끌어온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1994년 작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그의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 가운데 국내 첫 개봉된 작품으로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판타스틱한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의인화된 너구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인간 사회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조롱을 담고 있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자신들의 살 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너구리들은 해학적으로 그려진데 반해, 그와 대비되는 인간들의 속물적인 모습은 너무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감독의 전작 <반딧불의 묘>나 <추억은 방울방울>이 그러했던 것처럼 실사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묘사와 애니메이션만이 가능한 초현실적인 연출이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 보호를 주제로 한 여느 영화들 이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겉보기와 달리 한 없이 진지한 작품이지만 너구리들의 익살맞은 행동과 ‘요괴대작전’의 화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너구리들의 반란
-
-
아해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개구리 군복을 입고, 남자 아해도 여자 아해도 활보한다. 지난해엔 군복 아랫도리만 돌아다니더니, 올해는 야상 윗도리까지 쌍으로 돌아다닌다. 꼰대는 반감이 치민다. ‘어떻게 군복을….’ 아해들은 몸으로 말한다. ‘군복이 어때서? 멋있잖아!’ 꼰대는 생각한다. ‘군대 많이 좋아졌군.’ 그토록 싫어했던, 그토록 통속적인 그 말을 승인한다. 아해들아, 너희의 ‘밀리터리 룩’은 한국에서 더이상 군대가 ‘공포증’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주는구나. 거꾸로 대한민국 군대의 민주화를 증명하는구나(물론 아직 멀었다).
한 아해가 영화를 만들었다. 스물여섯의 윤종빈이 만든 영화는 군대에 대한 이야기다. 꼰대는 생각한다. ‘어라? 여태까지 제대로 된 군대 영화가 없었네.’ 아해는 대답한다. 군대는 ‘맨 정신’으로는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고. 대한민국 예비역들이 ‘용서받지 못한 자’들이었다고. <용서받지 못한 자>는 맨 정신으로 군 시절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
잊고 싶은 젊은 날의 초상, <용서받지 못한 자>
-
1966년 5월17일, 영국 맨체스터. 프리 트레이드 홀은 록을 공연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었다. 이 무대는 매우 고색창연했으며, 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공연하는 곳이었다. 영국을 순회공연 중이었던 밥 딜런은 그날 일부와 이부로 나누어서 공연하였다. 일부에는 밥 딜런 혼자 무대에서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를 들고 무대에서 그의 잘 알려진 일곱곡을 불렀다. 하지만 그 곡들은 (정규 앨범에 실린 적이 없는 싱글 <네 번째 즈음>(Fourth time around)을 제외하고) 모두 그의 (다섯 번째 음반인) <그 모든 걸 집에 데려다주세요>(Bringing it all back home)과 (여섯 번째 음반인) <다시 찾아본 고속도로 61번가>(Highway 61 revisited)에 있는 노래들이었다. 일부는 <여보게, 탬버린 치는 이여>(Mr. Tambourine man)로 끝났다. 그런 다음 이부에서 밥 딜런은 로비 로버트슨(기타), 릭
한 예술가적 선택의 처참한 기록, <밥 딜런 노 디렉션 홈>
-
[정훈이 만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 해리포터의 마지막 편 공개
[정훈이 만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 해리포터의 마지막 편 공개
-
“무협영화보다는 훨씬 편했다”
주인공 사유리 역의 장쯔이 인터뷰
샛노란 티셔츠와 남색 스커트, 티셔츠 색과 맞춘 발레 슈즈 차림의 장쯔이는 아직도 소녀처럼 보였다. 감독 롭 마셜은 10대 중반에서 30대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 했는데, 천진하다가도 프로의 노회한 처세를 드러내던 장쯔이는, 그의 기대를 충족해주었을 듯했다. 다소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던 그녀는 취재진이 들어서자 곧바로 환하게 웃으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기운찬 인사를 건넸다.
-게이샤는 고도로 양식화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많은 훈련이 필요했을 텐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게이샤가 되기 위해 샤미센 연주에서 기모노 입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두달 동안 준비했다. 우리는 그걸 게이샤 신병 훈련소(Boot Camp)라고 불렀다. 걷는 법을 배울 때는 무릎 사이에 종이를 끼우고 걷거나 머리 위에 사케 잔을 얹고 균형잡는 연습도 했고. 부채 두개로 곡예에 가까운 춤을 선보이거나 축제에서 솔로 댄
[현지보고] 도쿄에서 만난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2]
-
게이샤는 정제된 기예와 은밀한 성적 자극으로 빚어진 존재다.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부하는 게이샤는 춤과 노래와 샤미센 연주의 대가를 받는 듯하지만, 남자와 처음 동침하는 의식 ‘미즈아지’를 치르면서 자신의 처녀성을 경매에 부치기도 한다. 게류카이(花柳界), 다시 말해 꽃과 버드나무의 세계의, 비밀스러운 거주민. 새하얀 가루분으로 얼굴을 가린 게이샤는 고도의 양식미를 지닌 살아 있는 인형이자 베일 같은 화장을 벗겨내고 싶은 성적인 동경의 대상이었고 전통 기예의 정점에 선 장인이었다. 아서 골든의 베스트셀러 <게이샤의 추억>은 이름난 게이샤였던 이와사키 미네코(<게이샤, A Life>의 저자) 등의 도움을 받아 폐쇄적인 게이샤 저택 오키야의 진면목을 되살린 소설이다. 홍보를 위해 도쿄에 찾아온 감독 롭 마셜과 장쯔이 등의 배우들은 모두 <게이샤의 추억>이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라고 입을 모았지만, 사유리가 게이샤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일생이 수백만부의 판매고를
[현지보고] 도쿄에서 만난 롭 마셜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 [1]
-
영화제를 45년 만에 개혁하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바로 이 문제가 올해 그리스의 가장 오래된 행사이자 유럽 연중 스케줄에서 마지막 중요한 영화제인 데살로니키국제영화제 새 집행위원장 데스피나 무자키가 직면한 것이었다.
무척 호감이 가는 40대 후반의 정력 넘치는 여성인 무자키는 1989년 시네그램이라는 제작사를 세웠고, 국제 공동제작뿐만 아니라 <터치 오브 스파이스>(A Touch of Spice)나 <브라이즈>(Brides) 같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양질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수많은 자회사들을 통해 자국 업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90년대 후반 그녀는 2002년 그리스 제작자협회의 회장으로 가기 전까지 국가지원기관인 그리스영화센터의 부회장으로 있었다.
2004년 봄, 그리스 정권은 좌파에서 우파로의 교체가 있었고, 13년 동안 영화제를 이끌었던 데살로니키 집행위원장 미셸 데모플로스는 거의 1년 뒤쯤 해임됐다. 그는 영화제를 국내 행사에서 국제
[외신기자클럽] 좋은 영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어 원문)
-
2006 선댄스영화제(2006년 1월19∼29일)가 64편의 경쟁작을 포함한 상영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독창적이고 과감한 이 영화들은 선댄스의 근본을 돌아보게 한다.” 이는 미국 극영화 경쟁부문, 미국 다큐 경쟁부문, 세계 극영화 경쟁부문, 세계 다큐 경쟁부문 등 4개의 경쟁부문 상영작에 대한 집행위원장 제프리 길모어의 발언. 선댄스는 지난 몇년간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싼값에 영화를 사들인 뒤 대박을 노리는 메이저 배급사가 몰려들면서, 인디영화를 발굴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점차 퇴색됐다는 비판과 반성이 뒤를 이었다.
이를 반영한 상영작들의 면모는 다음과 같다. 미국 극영화 경쟁부문 16편 대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 물론 생소한 영화를 익숙하게 만드는 것은 스타들이다. <체이싱 아미>의 여배우 조이 로렌 애덤스의 연출 데뷔작이자 애슐리 저드가 출연하는 <컴 얼리 모닝>, 매기 질렌홀이 출소 뒤 일상에 적응하는 주인공을 맡은 <
2006 선댄스영화제 상영작 리스트 발표